이기자 GO !

어릴 때부터 먹고 자란 우유 브랜드의 친근함을 앞세워 젊은 소비자층은 물론
자녀와 함께 찾는 중장년층 소비자층의 세대 공감도 끌어안고 있는 유업계 카페. 우유 브랜드를 직접 경험하고 소비할 수 있는 체험형 마케팅이 더해져 뜨거운 인기를 끌고 있는 카페 4곳을 기자가 직접 찾았다.


카페시장만큼 흥미로운 곳이 있을까. 세분화, 고급화된 커피 종류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대기업 프렌차이즈 카페는 물론 각자의 개성과 취향으로 소비자를 맞는 동네 골목 커피숍까지 이미 카페시장은 포화상태. 이 가운데 유명 유업계 브랜드까지 카페 론칭에 가세하고 있다. 저출산 현상이 가속화 되면서 우
유 판매량이 예전만하지 못한 것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이들 유업계 카페는 ‘우유’라는 원료를 활용한 음료와 디저트 상품 다양화가 가능한 것이 강점이다.


서울우유 밀크홀 1937
향수 부르는 병우유 ‘소장각’, 건물 전체가 복합문화공간


지난 6월, 종로 도심에 5층 규모로 문을 연 서울우유 밀크홀 1937은 멀리서도 하얀 단독 건물로 눈에 띈다. 서울우유라는 브랜드를 가장 깊숙하고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이 곳은 서울우유 플래그십 스토어라 할 수 있다. 지난해 8월 롯데마트 서초점에 숍인숍 형태로 문을 연 이후 1년 만에 자체매장을 열었다.

5개 층은 각 층마다 콘셉트를 달리해 손님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서울우유와 만날 수 있도록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어린이 키 만한 거대한 우유병이 손님을 맞이하는 1층 매장은 카페 음식을 주문, 픽업할 수 있는 곳, 2층은 편안하게 손님들이 카페를 즐길 수 있는 밀크홀 라운지다. 3층으로 올라가니 우유가 만들어지는 과정, 1937년에 시작된 서울우유 히스토리가 연도별로 사진 자료와 함께 전시되어 있다. 흡사 서울우유 박물관을 관람하는 기분이다.

4, 5층은 스터디 룸과 세미나 룸이다. 파티션이 설치된 일인석은 프라이빗한 공간의 독서실 못지않고 세미나 룸은 근처 학원가 학생, 직장인들이 무료로 워크숍이나 모임을 가질 수 있다.

매장 곳곳에 서울우유의 ‘브랜디드 콘텐츠’가 녹아있다. 자사 제품을 형상화한 다양한 인테리어 소품과 기업 홍보물이 카페를 찾은 손님들에게 거부감 없이 스며들어 있다. 서울우유 밀크홀 1937의 가장 핫한 아이템은 역시 병우유다. 서울우유협동조합 변성인 팀장은 “어릴 적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향수 어린 제품인 탓에 판매 소식을 듣고 지방에서 찾아와 구입한 손님도 있다.”고 말했다.

밀크홀 1937에서 판매하는 음료와 디저트 가짓수도 꽤나 폭넓다. 단백질과 지방 함량이 높아 최근 주목받고 있는 저지우유는 직접 시음하니 마치 리코타 치즈를 마시는 느낌이 들 정도로 고소한 맛이 매우 강하다. 모든 제품은 1층 공방에서 직접 만들어 판매한다. 연구소에서 트레이닝 받은 직원들이 직접 원유를 활용한 수제 치즈 등 디저트를 직접 만들어 손님에게 제공한다.

지극히 주관적인 기자의 메뉴 추천 참기름 뿌린 블랙그레인 아이스크림. 고소한 흑임자 떡의 아이스크림 버전. 직원이 쓱쓱 뿌려준 참기름 토핑까지, 안먹어본 사람을 상상하기 힘든 맛! 그와 함께 빨간색 로고가 어릴 적 추억을 소환시키는 제격인 병우유도 소장각!
이런 사람 추천! 우유 러버라면 반드시 가야할 곳. 원유로 만든 다양한 종류의 음료와 디저트를 만나기에 이만한 곳이 없다.


롯데푸드 파스퇴르 밀크바
이색 메뉴 눈에 띄는 밀크 전문 디저트


“40대 손님이 와서 드신 뒤 자녀와 함께 다시 찾아오시기도 합니다.”

롯데푸드 홍보팀 윤종상 책임은 부모 세대에서 즐겨 마시던 파스퇴르 우유를 어린 자녀들과 함께 즐기기 위해 찾는 가족 단위 손님이 많다고 소개했다.

파스퇴르 밀크바는 국내 최초 저온살균 우유로 성장해온 파스퇴르 우유를 주 재료로 한 소프트 아이스크림, 그릭요거트, 밀크쉐이크  건강한 밀크 전문 디저트를 제안한다. 매장 벽면은 젖소의 얼룩 무늬를 연상케 하는 장식으로 친근감을 준다. 매장 한 켠의 몇 개 테이블은 빨대가 꽂힌 밀크쉐이크 모양을 본떠 제작해 손님들이 선점하고 싶은 명당 자리가 되었다.

파스퇴르 밀크바의 대표 시그니처 메뉴는 역시 소프트 아이스크림으로 손님들의 절반 이상이 구매한다. 특히 아이스크림은 유기농 우유로 만들어 고소하고 풍부한 우유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아이스크림과 함께 밀크 쉐이크도 인기 메뉴. 밀크맛 뿐 아니라 티라미수 쉐이크, 단짠 맛의 조화가 특징인 솔티드 카라멜, 톡 쏘는 와사비가 들어간 톡톡와사비 쉐이크, 슈퍼푸드로 알려진 블루베리가 들어간 블루베리 쉐이크 등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을 반영한 제품군이 눈에 띈다.

커피와 차 종류도 개성이 넘친다. 아메리카노를 비롯해 에스프레소와 치즈가 조화를 이루는 촉촉한 티라미수를 음료로 즐길 수 있는 티라미수 라떼, 건강을 생각하는 여성 손님들에게 인기가 많을 쑥라떼는 ‘과연 맛있을까?’라는 의구심이 사라질만큼 은은한 쑥향과 적당한 달콤함에 다시 찾고 싶은 메뉴다.

젊은 20대 층 대상으로 한 홍보에 다소 미흡했던 파스퇴르라는 브랜드를 체험 마케팅 일환으로 소개하고자 2016년 평촌에 처음 문을 열었던 파스퇴르 밀크바는 현재 전국에 18개 지점으로 확대되어 급성장 중이다.

지극히 주관적인 기자의 추천 메뉴 쌀쌀한 가을 바람에 따뜻한 티타임을 즐기고 싶다면 마리앙투아네트 밀크티를 추천한다. 향긋한 사과와 꽃 향이 미각을 자극하는 마리앙투아네트 밀크티는 프랑스 명품티 브랜드 니나스 홍차로 우린다고 한다.
이런 사람 추천! 아이랑 손잡고 진하고 신선한 아이스크림 등 유제품으로 만든 건강한 디저트 음료를 만나고 싶다면 강추.


빙그레 옐로우 카페
손님 절반 이상 외국인 관광객, 귀여운 굿즈 상품 효과 톡톡


“며칠 전 일본 개그맨이 직접 방문해 동영상 촬영을 하기도 했어요.”

매장 인테리어의 샛노란 컬러만큼이나 밝은 표정의 빙그레 옐로우 카페 고아람 점장의 말이다. 지난해 동대문 현대시티아울렛에 개점한 빙그레 옐로우 카페는 평일에는 손님의 80% 이상이 동대문과 인근 면세점 쇼핑을 찾는 중국, 일본인 관광객이다. 기자가 방문한 평일 오전에도 카페 안은 일본인 관광객들로 만석을 이루었다. 주문 데스크와 메뉴판에도 중국어와 일본어 문구가 함께 안내돼 있었다. 인스타그램과 여행 전문 잡지에 다수 소개가 되면서 카페 투어를 ‘인증’하고자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인증’ 손님은 외국인에만 그치지 않았다. 빙그레 우유의 브랜드 컬러를 강조한 노란색 인테리어와 매장 앞 거대한 빙그레 우유 모형은 인스타그램 등 SNS 감성 포토 샷 연출을 위해 이곳을 찾는 20대 젊은 층에게는 꼭 들러야 할 ‘성지순례’ 카페이기도 하다.

옐로우 카페 대표 음료는 역시 빙그레 바나나우유를 넣어 만든 바나나라떼와 바나나 아이스크림 쉐이크다. 기자가 맛 본 바나나라떼는 향긋한 바나나향이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한 모금 넘기자 부드러운 거품이 일품이었다. 매장 곳곳에 진열된 빙그레 바나나우유 관련 굿즈들도 옐로우 카페의 효자 상품이다. ‘이러니 반하나 안반하나?’ 라는 재밌는 광고 카피처럼 옐로우 카페 굿즈들은 하나같이 유쾌한 재미와 위트가 담긴 아이디어 상품이 특징이다.

매운 음식 먹을 때 혀에 분사해 먹을 수 있는 바나나우유 분무기인 SOS 마이스트로우는 기발한 아이디어에 웃음이 터져 나오는 상품. 8900원이라는 다소 높은 가격임에도 손님들 사이에 인기가 꽤 높다. 가방이나 옷에 붙일 수 있는 바나나우유 모양 패치와 작고 귀여운 바나나우유 키링도 꾸준히 팔리는 스테디셀
러 아이템이다.

지극히 주관적인 기자의 메뉴 추천 어릴 적 목욕탕 다녀오던 길에 먹던 추억의 빙그레우유를 아이스크림으로, 달콤한 바나나 향과 맛을 그대로 재현한 바나나 아이스크림.
이런 사람 추천! ‘바나나안바나나?’ 깨알 같은 유머코드가 가득한 굿즈와 인테리어로 카페 방문 내내 유쾌함과 펀 요소가 끊이지 않는다. ‘귀염’ 터지는 아이템을 만나 우울과 스트레스 지수를 낮출 수 있는 곳.


남양유업 백미당 1964
전문 바리스타가 내려주는 라떼 아트, 돋보이는 프리미엄 콘셉트


남양유업에서 운영하는 백미당 1964에 들어선 순간의 첫인상은 ‘고급스러움’이다. 은은한 노란불빛의 조명으로 조도를 낮추고 원목 느낌을 살린 테이블과 나무빗살로 벽면을 마감한 인테리어는 청담동이나 성수동 어딘가의 카페를 연상시킨다. 손님이 알아볼 수 있는 남양유업 브랜드의 제품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대신 고급화 전략으로 완벽히 탈바꿈한 유제품 디저트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백미당 1964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제품은 아이스크림이다. 기본적인 소프트 아이스크림에 진저, 대추크럼블, 콩가루 등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토핑을 얹어 즐길 수 있어 이색적이다. 계절이 바뀔때마다 제철 식재료를 활용해 키위, 제주 애플망고, 홍시 등 다양한 과일 등 선택할 수 있는 아이스크림 종류만 20가지 이상 된다.

커피 또한 백미당 1964의 주력 상품이다. 에티오피아, 콜럼비아, 인도네시아 농장에서 재배된 유기농 원두만을 사용해 엄격한 품질과 맛 관리를 하고 있다. 또한 전문 바리스타가 직접 추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라떼 종류를 주문하면 라떼 아트를 선보여 손님들의 입은 물론 눈도 즐겁게 해준다. 베이커리 종류는 적은 편이지만 엄선된 국내산 곡물을 활용해 손님들이 찾을만한 메뉴로만 에센셜하게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현미, 수수 등 통곡물에 유기농 설탕으로 맛을 낸 그라놀라, 유기농 우유를 넣어 만든 담백한 맛의 네모난 우유 식빵, 머랭 쿠키 등이다. 백미당 1964 가든파이브점을 찾은 김아미씨는 “유기농 우유를 재료로 만든 아이스크림 등 디저트가 맘에 들어 3살 아들과 종종 방문한다.”고 밝혔다.

지극히 주관적인 기자의 추천 메뉴 바리스타가 정성껏 만들어 주는 1964 진한 라떼는 백미당의 백미. 주문한 라떼를 받아들면 환호성이 나올만큼 예쁜 라떼 아트가 눈을 즐겁게 하고 진한 라떼의 고소한 풍미도 일품이다.
이런 사람 추천! 한적한 분위기에서 조용한 커피 타임을 즐기기엔 제격인 곳. 친구들과 시끌벌적 수다를 떨기보다는 혼커피를 즐기며 사색에 잠기고 싶다면 떠오를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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