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시대가 만든 초콜릿 명가 한국 대중에 다가서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초콜릿 브랜드 맥심 드 파리가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선다. 강남 일대에 들어설 안테나숍 겸 카페 형태의 매장이 그 시작이다. 맥심 드 파리는 그 전 단계로 4월 서울 동대문 현대백화점시티아울렛 9층에 부티크 매장을 오픈했다.

▲서울 동대문 현대백화점시티아울렛 9층 맥심 드 파리 부티크 매장.

맥심 드 파리는 2014년에 한국에 수입된 프랑스 대표 초콜릿 브랜드다. 동시에 카페이며, 레스토랑이기도 하다. 엠디케이글로벌은 2014년에 프랑스 초콜릿 맥심 드 파리의 수입 독점권을 따낸 후, 2017년 면세점에 입점하는 등 서서히 국내 시장을 넓혀왔다. 2018년에는 발렌타인데이 시즌 동안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팝업스토어로 입점해 일매출 1000만원을 넘겼다.

맥심 드 파리의 역사는 189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의 매력적인 캐릭터 아드리아나가 동경하던 장소로 카페 ‘맥심 드 파리’가 언급된다. 프랑스에서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예술적 풍요와 번성을 누리던 당시의 파리를 ‘좋은 시대’라는 뜻의 벨 에포크(La belle ´epoque)라고 불렀다. 당시 벨 에포크를 의미하는 상징적인 장소가 물랑루즈와 맥심 드 파리다.

1893년에 만들어진 이래 맥심 드 파리는 코코 샤넬, 입생로랑, 스콧 피츠제럴드, 어니스트 헤밍웨이, 알랭 들롱, 마리아 칼라스, 말론 브란도, 앤 헤서웨이 등 수많은 명사가 세기를 넘기며 사랑한 최고의 사교장이다. 맥심 드 파리는 시대를 풍미한 명사들에게 디저트를 제공했으며, 그 초콜릿은 그대로 이어져 내려와 프리미엄 초콜릿 브랜드로 세계에 전파되고 있다. 한국에도 그대로 수입되었다.


프랑스 현지보다 낮은 가격으로 시장 공략

맥심 드 파리의 모태는 와인, 레스토랑 기업이다. 고가 레스토랑의 디저트로 제공되는 초콜릿인 만큼 20만원이 넘는 고급 제품군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프랑스 현지에서는 역사가 깊은 프리미엄 초콜릿 브랜드임에도 합리적인 가격을 유지하는 편이다. 이는 맥심 드 파리 오너의 철학과 관련이 깊다.

외국 자본에 넘어갈 위기에 처했던 맥심 드 파리를 인수해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는 오너는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피에르 가르뎅이다. 피에르 가르뎅은 상류층의 전유물이었던 오트 쿠튀르 의상을 대중이 접할 수 있게 최초로 백화점 기성복 형태로 판매했던 디자이너다.

엠디케이글로벌은 대중에게 다가서는 철학을 실행하겠다는 기치를 내세워 대기업도 얻지 못한 거장의 마음을 얻었다. 엠디케이글로벌은 맥심 드 파리를 국내에 들여 온 시기인 2014년 이후 4년여 간 본사와 조율을 거쳐 한국만의 독자적인 매뉴얼 체제를 갖췄다. 그 후인 작년 9월 신세계 면세점 입점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섰다. 현재 한국 맥심 드 파리는 전 세계 53개국 중 유일하게 제품의 포장과 구성을 전권 위임받아 한국만의 제품 구성과 포장을 직접 결정한다. 선물에 의미를 더하고 포장의 품격을 높이기 위해 쇼핑백은 메이드 인 이탈리아, 리본은 메이드 인 프랑스로 본사에서 직수입한다.

맥심 드 파리의 제품군은 초콜릿 외에도 쿠키, 잼, 차, 코냑, 푸아그라 등 100여가지다. 그 중 국내에서 취급하는 제품은 50여가지다. 김성훈 엠디케이글로벌 마케팅 이사는 “프리미엄 식품을 소비자가 무리 없이 접하게 하는 것이 혁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김 이사는 가격은 낮췄지만 제품은 그대로임을 짚었다. 초콜릿 크레페는 굳이 가격을 낮추지 않아도 시식이 곧 구매로 이어지는 인기 상품이다. 그런데도 현지에서 18개가 들어있는 완제품이 10유로인데 같은 제품을 현지보다 낮은 가격인 약 1만원에 판매한다. 가격을 낮췄음에도 용량을 줄이거나 변형 없이 오리지널로 시장에 내놓는 것은 모험이지만 소비자가 더 자주 접할 수 있게 하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 초콜릿 크레페 외에도 몇몇 대표 제품을 소비자가 접하기 쉽도록 약 1만원이나 그 이하의 가격으로 책정해 H&B 스토어, 편의점 등을 통해 판매할 예정이다.

▲맥심 드 파리의 기프트 박스.

프랑스 맥심 드 파리, 한국서 재현 계획

하반기 강남 인근에 오픈할 카페 중심의 맥심 드 파리 매장은 현지에도 없는 신모델이다. 프랑스에도 초콜릿 제품군을 판매하는 부티크 매장과 레스토랑 형태인 루브르 매장만 있다. 새로운 사업 모델 제시에 본사가 호의적이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엠디케이글로벌은 한국의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 성장 가능성과 해외 유명 초콜릿 브랜드 매장이 한국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은 이유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 본사의 신뢰를 얻었다. 그간 많은 해외 초콜릿 브랜드들이 국내로 진출하면서 현지 2배 수준의 비싼 판매가를 형성하고 메뉴가 초콜릿에 한정되어 있었다. 이 문제를 극복하고자 타 브랜드의 70% 수준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초콜릿 외에도 다양한 제품군을 구성하기로 했다. 앞으로 맥심 드 파리는 현지의 다양한 제품군을 활용해 시즌성·단발성 구매를 넘어서는 신문화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또한 예술이 넘치는 사교의 공간이었던 프랑스 현지의 맥심 드 파리의 정체성을 살리기 위해 맥심 드 파리 차의 향이 나도록 카페를 구성하고 배경 음악도 큐레이팅한다. 작곡가 백민혁이 음악 큐레이팅을 돕는다. 카페에 들어서면 맛과 함께 오감으로 프랑스 명사들의 공간을 느낄 수 있도록 품격을 추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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