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재료 공급 시스템의 전기를 마련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수산물사이버거래소가 설립 10년 만에 3조원 거래 시대를 열었다. 오형완 aT사이버거래소장은 “거래규모 성장 배경에 학교급식전자조달시스템의 역할이 컸다”며 “향후 공공급식 확대와 B2B 직거래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aT사이버거래소의 사업 4개 분야.


소프트웨어의 파워 보여주는 대표 사례

aT사이버거래소는 2009년 설립되었다. 생산자와 소비자간 온라인 직거래를 통해 유통단계를 축소하고 유통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목표였다. 2010년 1755억원에 불과했던 온라인 거래실적은 2017년 2조 9789억원으로 비약적인 성장세를 이뤘다. 가락시장의 연간 거래규모가 4조원대라는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장세다. 오형완 aT사이버거래소장은 “소프트웨어의 힘을 알려주는 대표 사례”라고 밝혔다.

“사이버거래소 조직의 인원이 50명이 채 안되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놀라운 실적이죠. 단순히 거래규모의 성장을 넘어 사이버거래소가 공익성을 높이고 식재료 유통의 안전성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는 점에서 자긍심을 갖습니다.”

사이버거래소는 2010년 학교급식 식재료 전자조달시스템(eaT)을 도입했고, 2011년 단체급식 식재료 입찰을 위한 행안부 지정정보처리장치 지정을 받았다. 이 시스템은 전국 학교급식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전국 초중고의 88%가 eaT를 도입, 적용하고 있다.

eaT는 aT가 운영하는 국내 유일의 급식 식재료 전문조달시스템이다. 각 학교가 담당해야할 학교급식 공급업체 관리업무를 aT가 처리함으로써 학교 측은 행정인력 최소화 등 비용 절감 효과를 얻게 된다. 또 식재료 입찰의 투명성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학교급식 식재료 공급 입찰에 참여하는 업체는 식품위생법, 학교급식법 등 기준에 따라 서류심사, 현장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심사에 통과한 업체들은 지능형입찰관제시스템을 통해 관리받는다. 입찰담합이나 대리납품 등의 불공정 행위를 실시간 감시하고, 수시 현장점검을 통해 투명성과 품질 안전성에도 기여하고 있다.

물론 사이버거래소의 역할이 학교급식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도소매 유통단계 축소를 통한 외식업체 거래, 친환경농산물 확산에도 기여하고 있다. 오형완 소장은 올해부터 “공공급식분야 진출을 확대하고 국산 농산물 수요기반을 확충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사이버거래소의 관리능력을 통해 리스크를 제어
하고 친환경 농산물 판매활성화를 위한 협력 마케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새로운 방식의 판로개척 성과를 주목할 것

사이버거래소의 성장은 수치상의 실적에 그치지 않는다.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산물을 새로운 방식으로 지원해 판매 성과를 이끌어낸 점이 주목된다.

사이버거래소는 지난해 성주참외 등외품을 이용한 주스 개발로 총 66억 원의 거래를 성사시켰다. 지난 5월에는 ㈜진산비버리지와 성주참외를 연결, 성주참외와 제주산우유를 주원료로 한 참외우유를 개발했다.

안산 대부도 외식업지구(방아머리협동조합)의 공동구매를 연결, 제면 생산용 우리밀 공급을 시작한 것도 주목할 성과다. 안산시는 대부도의 ‘국산 밀 칼국수 특화거리 조성계획’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연간 200톤 이상의 국산 밀가루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특정 식재료를 특정 외식업계에서 공동구매하는 방식은 외식업체들의 비용 절감에도 효과적이기 때문에 향후 또 다른 품목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애로사항도 있다. 학교급식 공급업체 점검강화에 따라 불공정 행위로 적발된 업체의 민원과 소송이 늘고 있고, 내년 4월 시행 예정인 학교급식 공급업체 배송차량 전수등록에 대한 업체의 불만이 예상된다. 이 같은 난제를 해결하고, 공공급식 확대와 B2B 직거래 확대를 이뤄가는 것이 사이버거래소의 당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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