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유통업체에 종사하는 MD들에게 설은 말그대로 대목입니다. MD들은 설 대목을 보기위해 연말부터 분주합니다.
그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설을 맞습니다. 특히 올 설은 김영란법의 완화로 기대가 더 컸습니다. 마트, 백화점, 식품업체에 종사하는 MD들의 입을 통해 설 선물 기상도를 전합니다.


임정현 AK플라자 식품팀장

전반적으로 20% 가까이 매출이 증가했습니다. 반면 수산은 그저 그렇습니다. 굴비도 별로 안 나가고요. 반면 농산과 축산은 상황이 좋습니다. 특히 축산은 현재 20% 이상 신장됐습니다. 설 선물세트는 수산 아니면 축산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수산과 축산은 대체제 관계이기 때문에 둘 다 잘 나가는 경우는 드뭅니다. 과일은 일정하게 나가는 편입니다.

올해 김영란법이 완화되며 선물세트 수요가 전반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생식품은 5만원대 세트도 만들기 어려웠는데 이번에는 가능했으니까요. 정부가 여기저기 광고를 하는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봅니다. 선물을 해도 된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졌거든요. 10만원까지는 선물해도 된다는 분위기가 퍼졌죠. 선물은 해서는 안 되는 것에서 해도 되는 것으로 변화된 분위기의 힘이라고 봅니다.


조원형 현대백화점 식품팀 과장

설 선물세트 매출은 11일까지 전반적으로 10.6% 정도 신장했고 사전 준비 수량의 80%가 소진되었습니다. 수산물 중 굴비의 원물가격이 40% 가량 올라 세트 가격도 상승해 판매량이 저조합니다. 이에 대한 반사이익으로 과일과 고기 매출이 는 것으로 보입니다.

과일은 10.9%, 고기는 10.6% 매출이 증가했습니다. 가격대별로 5만원 이하 신선식품은 32% 역신장한 반면, 5만~10만원대 식품은 27% 신장했습니다. 과일은 페루산 애플망고 인기가 특히 좋았는데, 애플망고 단독세트와 천혜향과 묶은 세트 모두 반응이 좋았습니다. 애플망고는 고가라는 이미지가 있는데 대량 계약으로 저렴하게 수입해 판매한 것이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었습니다.

축산에서는 최고급 냉장 한우가 잘 나갔습니다. 특히 연화식 갈비찜 세트와 포천이동갈비 세트 등 양념육이 잘 나갔습니다. 베이커리와 건강기능식품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이강수 홈플러스 축산팀 과장

전반적으로 저가형 선물세트의 강세가 두드러졌습니다. 축산은 올해 전반적으로 매출이 크게 신장됐습니다. 정확한 수치는 밝힐 수 없지만 대략 20% 이상 매출이 신장됐습니다. 김영란법의 영향도 있지만 전년 설에 위축되었던 소비심리가 완화된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보입니다. 한우의 경우 10만원대 안팍의 선물센트가 많이 나갑니다. 한우 고가 선물세트의 판매가 조금 늘었지만 괄목할 정도는 아닙니다. 한우 10만원대 이하, 수입육 20만원대 이하 선물세트가 많이 나갑니다.


최용석 롯데마트 수입육담당 책임

올해 수입육은 전년 설 대비 15%이상 매출이 뛰었습니다. 수입육 원가가 올랐지만 할인 행사를 적절히 시행한 덕을 봤습니다. 김영란법 완화의 영향은 크지는 않지만 매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봅니다. 한우를 구매하던 소비자들이 수입육 쪽으로 향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품목 중에서는 LA갈비가 가장 잘 나갑니다. 전에도 매출 리딩 품목이었지만 수요 상승폭이 큽니다.


정복기 신세계백화점 가공식품팀 파트너

신세계백화점 설 매출은 전체적으로 10% 성장했습니다. 신선식품만 놓고 보면 11일까지 10% 정도 성장했고요. 김영란법 선물 상한액 조정으로 신선식품은 시장이 괜찮습니다. 가공식품 중에서도 와인과 건강식은 20% 가까이 판매가 늘었고요.

반면 올리브유세트나 국산 NB세트 등은 2% 정도 매출이 느는 데 그쳤습니다. 원재료가 50% 이상 함유된 와인이나 오일 등의 수입상품은 김영란법 상한액이 적용되는데, 홍보가 부족해서 판매가 많지는 않았습니다. 갑자기 법률이 개정된 탓에 구색을 제대로 갖추기도 어려웠습니다.

제가 담당하는 가공식품은 지난 2년간은 신장세였는데, 올해는 기대에 미치지는 못할 듯합니다. 백화점 가공식품은 기업 특판 비중이 큰데, 실적이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경기 영향 탓인지 지난해 설과 비교해서 10% 이상 매출이 하락했습니다.


김동훈 롯데마트 설 선물세트 담당 과장

올해는 전년에 비해 매출이 5~10% 소폭 상승할 것으로 보입니다. 어제(11일)는 휴무일이라 매출이 소폭 떨어졌지만 전체적으로 마감을 하면 전년과 아주 흡사하거나 소폭 상승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영란법 완화에 따른 변화는 거의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김상근 농협유통 축산팀장

매출은 전년 수준입니다. 최종적으로는 5% 이하의 소폭 상승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김영란법이 바뀌어 선물 가격은 상향 조정됐지만 한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올랐습니다. 10만원 이하 세트를 내놓기는 했지만 농협은 한우만 팔다보니 원가 구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10만원 이하의 세트를 구성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한우는 구이, 국거리, 불고기 등을 각각 1kg씩 구성한 선물 세트라도 20만원 초반이 최하 가격입니다. 10만원 세트 구성이 가능하려면 불고기 700g, 국거리 700g 정도로 용량을 줄이거나 국거리를 양지보다 선호도가 낮은 목심, 사태로 구성하거나 또 다른 방법으로 등급을 낮추는 것입니다. 하지만 1년에 두 번뿐인 명절에는 조금 무리하더라도 구색을 갖춘 구이, 불고기, 안심 구성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어서 김영란법 가격 조정에 따른 수혜는 따로 없습니다. 김영란법 완화의 수혜는 아마 수산이나 수입육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김치호 CJ제일제당 스팸선물세트 담당

판매량은 아직 정확히 확인할 수 없지만 물량은 넉넉히 준비했습니다. 지난해 설보다 11% 가량 늘려 820만세트를 준비했습니다. CJ제일제당이 내놓는 가공식품 선물세트는 90% 이상이 5만원 미만이라 김영란법 영향을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영향이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미미한 수준입니다.
소비 트렌드가 실용성 위주로 움직이기 때문에 유통기한이 긴 가공식품 선물이 계속 늘고 있습니다. 특히 스팸은 가공식품 중에서도 프리미엄 이미지를 갖고 있어서 소비자들이 선물하기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추석에 가정간편식 세트를 처음 출시했는데, 반응이 좋아서 올 설에도 세트를 준비해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딱히 바뀌는 것 없는 선물세트라고 보면 됩니다.


이덕화 롯데마트 돈육담당 CMD

돈육 쪽은 전년과 매출이 비슷합니다. 김영란법 완화의 영향은 그리 없는 듯합니다.


전치우 대상 대리

지난 설과 비슷한 물량을 준비했습니다. 올해는 특별히 ‘건강식’ 트렌드에 따라 홍초와 홍삼을 동시에 즐기는 상품도 새로 준비했습니다. 안타까운 건 올해 경제성장률이 3%로 전망되고, 소비자 심리지수도 100 이상을 유지하면서 기대심리는 높아지는데 실제 소비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불안한 내수환경 탓에 매출이 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김동현 롯데마트 수산담당 대리

올해 수산쪽은 좋지 않습니다. 전년 대비 30% 정도 매출이 하락할 것으로 보입니다. 원물 가격이 20% 가량 오르면서 세트 가격이 오른 탓인지 매출이 예년만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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