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WSJ 보도에 따르면 제너럴 밀스(General Mills), 크래프트 하인즈(Kraft Heinz) 및 켈로그(Kellogg)를 포함한 미국 10대 식품 기업의 주가 약세 현상이 심각하다. 지난 1년 동안 10대 기업 중 그 어느 기업도 시장 지수를 따라가지 못했고, 10대 기업의 평균 주가는 시장 대비 31%나 뒤쳐졌다. 이 같은 주가 약세의 가장 큰 원인은 부진한 실적이다.


주가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식품 가격 약세
실적부진의 원인으로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식품 가격의 약세이다. 대형마트들이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고, 온라인 쇼핑과 유통업체들의 저렴한 PB 제품들이 늘어남에 따라 미국의 식품 가격은 2014년 이후 전혀 오르지 못했다. 그 외 소비자의 기호가 가공식품에서 신선 건강식품으로 바뀜에 따라서 대형 식품기업들의 매출은 더욱 쪼그라들었다.

매출이 줄어든 대표적인 제품이 제네럴 밀스의 요플레이다. 요플레는 ‘저칼로리 다이어트’를 내세워 한 때 잘 나갔으나, 신선 자연식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시장에서 외면당하고 있다. 이 같은 트렌드에 대응하기위해 제너럴 밀스는 인공향료나 감미료를 빼기로 결정했다.

시리얼을 판매하는 켈로그와 토마토 케첩으로 잘 알려진 크래프트 하인즈도 가공식품을 기피하는 소비자들의 취향 변화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크래프트 하인즈는 대표 상품인 맥앤치즈에서 인공색소를 빼는 등의 노력을 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실적부진에 CEO 교체, M&A 등으로 탈출구 모색
실적부진을 만회하고자 미국 식품 기업들은 앞서 제품변화 외에도 비용절감을 포함한 여러 자구 노력을 하고 있다. 미국 기업 중 2016년 이후 최고경영자가 가장 많이 교체된 기업은 아마도 식품 기업일 것이다.

오레오 과자로 유명한 몬델리즈(Mondelez International)사, 초콜릿의 강자 허쉬(Hershey), 그리고 제너럴 밀스의 대표이사가 교체되었다. 올해 9월 시리얼의 강자 켈로그가 실적부진을 이유로 존 브라이언트 사장을 교체하자,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Cereal Killer’라고 불렀다. 즉 식품 기업의 연쇄살인(Serial Killer)식 인사교체를 빗댄 말이다.

한편 내부에서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한 기업은 M&A를 통해 시장 변화를 쫓아가려 하고 애니스(Annie’s)를 인수한 이후, 식품 업계의 M&A 활동은 한동안 잠잠했으나 최근 다시금 시장에 M&A 루머가 무성하다.

근래 크래프트 하인즈가 유니레버(Unilever)인수를 시도했지만 가격 협상에 실패했다. 그러자 크래프트 하인즈는 다시 다른 식품 기업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급변하는 시장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미국 식품 기업들을 보고 있으면, 다시 한 번 ‘소비자가 왕’이라는 경구가 떠오른다. 비단 식품 기업만이 아닐 것이다. 시장의 변화를 깨닫지 못한 (혹은 뒤늦게 깨달은) 대가는 결코 싸지 않다.

                                                                                     

이종환 대표는…

현재 농심캐피탈 CEO로 재직 중이다. 서강대 졸업 후 미시건주립대에서 재무학 MBA를 취득했다. 삼성물산 출신으로, 자딘플레밍 증권(現 JP Morgan), 환은스미스바니증권을 거쳐, 마이애셋자산운용 CEO를 역임했다. 한림대, 이화여대 대학원, KAIST 대학원 등에서 국제금융론과 투자론을 강의했으며, 저서로는 <매직램프(원앤원북스,2006)>, <금융재테크(리더스북, 2007)>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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