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는 식자재유통·HMR

SPC그룹의 전신은 1945년 설립한 제과공장 상미당이다. SPC삼립은 그룹의 뿌리 사업인 일명 ‘봉지빵’으로 성장한 대표적인 제빵기업이다. 최근에는 제빵기업에서 벗어나 식자재유통과 HMR 등으로 사업영역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종합식품기업으로 변신을 꾀하는 SPC삼립의 전략을 취재했다.  


 경기도 시흥에 위치한 SPC삼립 시화공장 전경.



SPC삼립의 매출은 2012년 8334억원에서 2016년 1조8703억원으로 4년만에 124% 증가 했다. 이런 여세를 몰아 2020년까지 매출 4조원 돌파와 해외 5개국 진출을 목표로 삼고 있다. 단순히 빵만 팔아서 달성할 수 있는 수치는 아니다. SPC삼립의 성장 배경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제분·계란·육가공·물류 자회사 설립해 성장 

SPC삼립은 무분별한 확장 대신 핵심사업인 제빵업과 관련된 제분, 계란, 육가공, 물류 등의 자회사들을 설립해, 제빵사업의 역량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SPC그룹 관계자는“경쟁력이 뛰어난 자회사를 기반으로 SPC삼립이 종합식품회사로 거듭나고 있다”며 SPC삼립의 주요 성장요인으로 자회사를 꼽았다. 

SPC삼립은 2010년부터 꾸준히 기업의 핵심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자회사를 설립 또는 인수를 추진해왔다. 대표적으로 계란가공업체인 에그팜과 식자재유통을 전문으로 하는 자회사 SPC GFS를 설립했다. 또 제분기업 밀다원과 육가공 전문기업 그릭슈바인 등을 차례로 인수했다. 

주력사업인 빵에 사용되는 계란, 밀가루, 육 류 등의 공급과 수요를 조절해 원료의 안정적
인 공급과 품질, 생산원가관리 역량을 키웠 다. 여기에 식자재유통을 위한 자회사를 통해 상품군을 빵부터 식자재까지 넓힌 것이다. 

SPC그룹 관계자는 “크림빵, 단팥빵 등 간식으로 빵을 먹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샌드위치, 브 런치 등 식사대용으로 빵을 소비하는 식문화로 발전하면서 고급화가 제빵시장 트렌드”라며 “빵의 원료로 육가공제품의 중요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트렌드에 맞춰 SPC삼립은 자회사의 식품소재를 활용해 빵의 부가가치를 높였다는 뜻이다.

2013년에는 육가공업체 알프스식품을 인수했다. 이후 2014년에 알프스식품에서 그릭슈바인으로 회사명을 변경했다. 그릭슈바인의 연간 생산량은 약 7000톤에 달한다. 그릭슈바인에서 생산한 제품은 크게 외식용 육류, 빵에 사용되는 육류, 일반 소매용 육가공품으로 나뉘고, 그룹 내부와 외부에 공급한다.  

고급화된 제빵 트렌드를 위해 프리미엄 육가 공제품 말고도 빵의 기본이 되는 밀가루와 계란도 필요하다. 계란가공업체인 에그팜은 2010년 SPC삼립이 설립했다. 에그팜은 계란을 빵 제조에 적합하게 액상화한 액란을 제조 한다. 연간 2만9000톤의 액란을 생산해 SPC삼립과 SPC그룹 주요 계열사에 공급한다.

밀가루는 밀다원이 맡았다. 우리밀 전문 제분업체였던 밀다원은 2008년 SPC그룹이 인수 했고, 2012년 SPC삼립의 100% 자회사로 편입됐다. SPC그룹 인수 후 제빵용 밀을 중심으로 생산하는 종합제분회사가 됐다. 밀다원의 가공량은 연간 19만톤에 달하며, 약 85%는 SPC그룹 내부에서 소비하고, 15%는 외부에 판매한다.


HMR·식자재유통 사업 본격화 

SPC삼립의 사업 다각화는 종합식재료 가공센터의 완공을 통한 HMR 사업진출이 핵심이다. SPC그룹 관계자는“종합식재료 가공센터를 통해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동시에 HMR 시장에서 핵심역량을 확보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PC그룹은 충북 청주공장 내 연면적 1만 6000㎡ 규모로 종합식재료 가공센터를 증설하고 있다. 6월 30일 열린 이사회에서는 종합 식재료 가공센터에 70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총 42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SPC그룹 관계자는 “센터의 장비를 고도화 시키고 품질을 강화하기 위해서 투자액을 증액하고, 완공 시기도 8월말로 늦췄다”고 말했다. SPC그룹은 이 센터를 통해 빵·케이크·샌드위치 제조에 필요한 각종 원료와 주스, 야채가공품 등을 만들 예정이다. SPC그룹 계열사들이 다른 회사에 ODM방식으로 맡겼던 음료를 자체 생산하겠다는 뜻이다. 장기적으로는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을 통해 자체 가공한 상품을 판매할 가능성이 높다. HMR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관련 사업을 강화하고, 음료 사업영역까지 보폭을 넓혀 종합식품회사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SPC삼립은 올해 1분기에 연결기준 매출 5052억원을 기록했다. 사업별 매출 비중을 보면 식품유통 40.0%, 식품소재 21.3%, 제빵 20.9%, 기타 15.7%, 프랜차이즈 2.1% 순이다. 2015년 말 기준 제빵 부문이 전체 매출의 40%를 올렸던 것과 비교해 수익구조가 바뀐 것을 알 수 있다. 

SPC그룹 관계자는 “SPC삼립의 2017년 1분기 매출을 견인한 1등공신은 2014년에 식품유통사업부를 물적분할해 만든 식자재유통 회사 SPC GFS의 역할이 컸다”고 말했다. SPC GFS는 SPC삼립을 비롯해 파리바게뜨, 쉐이크쉑 등 국내외 SPC그룹 가맹 브랜드와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와 버거킹 등 외부 업체에도 식재료구매와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SPC GFS는 2017년 1분기 255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2016년 1분기 매출인 1258억원에 2배가 넘는 수치로 SPC삼립의 실적에도 보탬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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