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권 상권, 새로운 경쟁 구도 or 화합구도?


‘롯데몰 은평점’의 오픈과 동시에 주변 상권에 위치한 업계 간의 경쟁이 예상된다. 아직까지는 서로의 상권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거나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며 다소 낙관적인 전망이다.
























(롯데몰 은평점에 자리한 ‘디저트 고!!’ 전경)

체험형 매장, 식음료 비중 늘려
12월 1일 ‘롯데몰 은평점(이하 롯데몰)’이 서울시 은평구 진관동에 오픈했다. 12월 8일에는 마트를 오픈했으며 22일 키즈파크를 오픈할 예정이다. 부지면적 약 9980여평, 연면적 약 4만8400여평 규모로 서북권 상권에 처음으로 복합쇼핑몰을 오픈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롯데몰의 마케팅 포인트는 지역주민들과의 소통이다. 주변 상권이 30~50대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이를 공략할 수 있는 매장으로 어린이들을 위한 체험형 공간과 식음료의 비중을 늘렸다.

롯데몰에 자리하고 있는 식당가의 영업 면적만 1500평 이상. 서울 시내에서 단일면적으로 가장 큰 식당가이다. 4층의 식당가에 자리한 FNB(Food And Beverage)는 35개이며 전체적으로는 약 50여개가 자리했다. 주변의 식당가가 부족하기 때문에 다른 몰들 대비 FNB시설을 10% 이상 늘린 것이 특징이다.

롯데몰은 전체 면적 중 식음료가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그중 ‘홍스트리트’와 ‘디저트고’는 단연 롯데몰에서 가장 눈에 띄는 매장이다. ‘홍스트리트’는 홍대의 맛집 거리를 구현한 곳이다. ‘홍스트리트’에 들어선 ‘바이킹스 마켓 해도식당’은 전 세계의 유명 수산물 시장을 콘셉트로 한자리에 모아 제공하는 뷔페다. 평일 점심시간에는 줄을 설 정도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중이다.

‘디저트고’가 자리하고 있는 그린홀은 롯데몰에서 주력하고 있는 매장이다. 층고를 18M로 구성해 시원한 느낌을 주도록 만들었으며 북한산과 잘 어우러지도록 내부 인테리어도 벽면을 유리창으로 구성했다. ‘디저트고’는 7개의 편집숍으로 구성된 특화 매장이다. 매장들은 MD들이 직접 맛집을 찾아다니며 컨택해 입점시켰다. 그중 ‘대만 락 카스테라’ 매장은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매장이다. 정준섭 롯데몰 은평점 점장은 “대만 락 카스테라 매장은 오픈부터 문을 닫을 때까지 사람들이 줄을 선다”며 “현재 디저트고에서 가장 인기 있는 매장”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최근 유행하고 있는 마사지카페와 옥상에는 키즈 스포츠 시설도 대거 들어선다.


체험형 매장으로 주변 상권에 전략적 대응
현재 은평구는 거주인구가 50만여명이 넘는 서울시내 6번째 규모의 지역이다. 하지만 규모에 비해 쇼핑편의시설이 부족해 지역주민들이 불편을 겪어왔다. 또한 은평뉴타운은 1만 8000여세대, 5만3000여명의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인구가 유입되면서 신도시로 자리 잡고 있다. 또 인근 삼송지구, 지축지구, 원흥지구 등 신규 개발 지구에 인구유입이 지속되면서 상권은 확대될 전망이다.

기존에 은평구 상권의 강자는 이마트 은평점이었다. 이마트 은평점은 이마트 내에서도 매출 1위를 자랑하는 주력 매장이다.

업계관계자들은 롯데몰 마트가 이마트 은평점을 이기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마트 은평점의 주 상권인 은평 본동은 연신내 위주로 도로망, 상권이 잘 형성돼 있다. 활발한 마을버스의 운행도 한 몫 한다. 반면 롯데몰이 상권을 형성하려는 구파발역 주변은 아직까지 도로망이 미흡하고 주차공간도 다소 부족한 편이다. 롯데몰 내부의 구조적 문제는 정리됐지만 외부의 SH건설의 공사가 마무리 되지 않았다는 것이 롯데몰측의 말이다. 때문에 지속적으로 도로 개편과 주차 공간 마련에 힘쓸 예정이며 은평구와 버스 노선의 추가도 논의하고 있는 상태다.

정준섭 롯데몰 은평점 점장은 “사실 전통고객은 꾸준히 이마트 은평점을 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며 “롯데몰 은평점의 입점으로 이마트 은평점이 타격을 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도로망이 구분돼 서로 형성하는 상권이 다르기 때문이다.

롯데몰은 마트보다는 몰을 주력으로 한다. 때문에 지하 1층에 자리한 마트는 기존의 매장과 크게 구색을 달리 하지 않았다. 다만 매장을 다소 높게 구성해 외국 마트의 형식을 표방했으며 숍인숍 형태로 공간적 여유를 두었다.

한편 고양시에 내년 상반기에 새롭게 들어서는 신세계 스타필드 고양점이 오히려 위협요소다. 비슷한 업태이기 때문이다. 거리도 약 2.2㎞에 불과하다. 정준섭 점장은 “마트의 경우 상권이 약 2~3㎞지만 몰은 10㎞ 이상으로 크게 보고 있다”며 “스타필드는 롯데몰 보다 약 2배 이상 크기 때문에 향후 주 경쟁상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롯데몰 측은 면적보다는 자신들의 강점인 체험형 매장에 주력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몰은 전체 매장의 1/4가 체험형 매장이다. 22일 오픈하는 키즈파크를 중심으로 30~50대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먹거리, 체험거리를 특화해 대응할 전략이다.

농협삼송유통센터는 롯데몰과 약 1.4㎞의 거리에 위치해 있다. 일반적인 마트의 상권이라면 롯데몰과 상권이 겹친다.

농협삼송유통센터는 2014년 11월에 오픈해 이제 막 3년차가 되고 있다. 농협삼송유통센터는 내부적으로 3년까지는 충성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취한다. 이후 3년부터 충성고객이 늘어나면서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시기로 본다. 3년차인 지금 롯데몰의 출점은 다소 긴장이 될 수밖에 없다.


농협삼송유통센터, 위협과 기회의 공존
농협삼송유통센터는 현재 롯데몰의 출점을 위협과 기회가 공존하는 상태로 바라본다. 위협적인 요소는 롯데몰의 체험형 매장으로 젊은 층들이 이동하게 된다면 기존의 고객들을 잃게 되는 것이다. 현재 농협삼송유통센터에 방문하는 소비자의 55%가 고양시, 45%가 수도권에서 방문한다. 그 길목에 롯데몰이 자리해있다. 자칫하면 소비자들이 농협삼송유통센터에 오기 전에 롯데몰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농협삼송유통센터는 롯데몰의 마트보다 면적이 넓지만 수입과일이 거의 없다. 이 부분은 젊은 층들이 이동할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농협삼송유통센터는 농산물이 주력 상품이다. 기회적인 요소는 롯데몰을 통해 유통 상권이 형성되면 농산물을 찾는 소비자들이 농협삼송유통센터를 방문할 수 있는 배경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즐기고 경험하는 일은 롯데몰에서, 필요한 ‘장’을 보는 일은 농협삼송유통센터에서 할 수 있다. 양정희 농협삼송유통센터 마케팅부 부장은 “아직까지는 소비자들의 정서상 농산물 구입은 몰보다 마트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며, “롯데몰은 1인 또는 소량의 판매구성이 많은데 농협은 특성상 신선농산물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에 이점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을 것”이라며 현 상황을 낙관적으로 바라봤다.

한편 새롭게 들어서는 신세계 스타필드 고양점 또한 상권에서 치열한 경쟁구도를 보일 조짐이다. 농협삼송유통센터와는 불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나로유통은 스타필드 고양점보다 롯데몰이 더 위협적이라는 입장이다. 복합쇼핑몰과는 기본적으로 업태가 다르기 때문에 오히려 스타필드 고양점이 들어서면 주변 상권이 활발해지고 유입 인구가 많아진다. 그럼 농협삼송유통센터의 소비자도 자연스레 늘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교통과 주차의 문제는 무시할 수 없다. 농협삼송유통센터 주변의 교통은 좋은 편이 아니다. 때문에 차량을 이용한 고객들이 많이 방문하고 있다. 스타필드 하남의 고질적인 문제점은 교통 체증과 주차 문제, 그리고 도착해서 시설을 이용하기까지의 대기 시간이다. 스타필드 고양점도 마찬가지다. 결국 주차와 도로가 관건이다. 이로 인해 기존의 농협삼송유통센터 고객들이 오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수도 있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농협삼송유통센터는 내부적으로 주차장을 한층 더 증축할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현재의 주차가능 대수는 830대로, 한층 더 증축 된다면 1230대로 늘어난다. 이를 통해 농협삼송유통센터를 찾는 소비자들에게 주차공간을 제공하는 방식을 논의 중이다.

농협삼송유통센터는 스타필드 고양점과 롯데몰과의 농산물 경쟁에 대해서 강한 출혈경쟁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재윤 농협삼송유통센터 청과사업부 부장은 “농협삼송유통센터는 최소한의 마진으로 양질의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 모토지만 고객 유치를 위해 출혈경쟁을 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서로 고객을 뺏어오는 개념이 아닌 상권의 확대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농협삼송유통센터의 신선식품 매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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