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시장, 수출전진기기 되나?


서울특별시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이하 서울시공사)는 2016년부터 ‘도매시장 기반, 농수산식품 수출’ 사업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도매시장 기반 농수산식품 수출 사업이 지속적으로 운영될지는 의문이다.


가락시장 관계자, 여전히 내수시장 중요

도매시장기반 수출은 품목 구색수출과 상시 지속가능한 수출에 적합하다. 도매시장에는 연중 다양한 품목의 상품이 대량으로 계절에 상관없이 유통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매시장을 기반으로 수출을 했을 때, 바이어들은 굳이 각 품목의 산지에 가서 수입계약을 할 필요가 없다.

이와 같은 강점에도 대부분의 도매시장 관계자들은 여전히 내수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수출에 관심 있는 일부 젊은 중도매인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중도매인들은 내수시장에서 거래처를 확보하기에 바쁘다. 임정한 한국청과 기획관리팀 팀장은 “국내시장에서도 다양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어려운 상황에 해외시장까지 신경 쓰기 어렵다”라며 “한국청과 내 중도매인을 보더라도 굳이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새로운 사업을 도전하는 업체는 거의 없다”라고 말했다.

FTA가 됐다하더라도 농산물을 양허품목으로 지정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또한 국내 생산지 중에 수출 기준에 맞춰 생산하는 산지가 많지 않기 때문에 굳이 가락시장에서 수출을 지원할 필요가 없다고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이하 가락시장)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이정민 서울청과 관리팀 과장은 “서울청과는 공사의 지원이 있다면 수출사업에 참여할 의사는 있다. 하지만 적극적이기 보다 향후를 대비한 학습차원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공사, 역량만큼만 지원

노광섭 서울시공사 유통본부 수출지원 TF 처장은 “수출은 국내 시장가격을 안정시키고 시장 활성화에 기여한다”라며 “서울시공사가 갖고 있는 역량을 발휘해 도매시장 내 수출업체, 중도매인을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서울시공사는 구청사에 수출센터 구축했다. 수출센터에는 14개의 수출업체가 입주해 있으며, 1층에는 7개의 공동 패킹작업장과 2개의 공동 저온창고가 마련돼 있다. 수출센터의 공동 물류시설은 수출작업에 우선권을 두지만 유휴 기간동안에는 내수용 분산작업도 가능하다. 구청사가 재개발되기 전까지 서울시공사는 경쟁력 있는 업체를 선별해 2단계 가락시장 현대화사업과정의 일부로 수용할 계획도 있다고 했다.

서울시공사는 공사가 가지고 있는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마케팅도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서울시공사는 세계도매시장연맹에 가입해 있으며, 중국도매시장협회와 교류를 하고 있다. 이와 같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서울시공사는 해외 바이어, 수출벤더와 도매시장을 기반으로 하는 수출유통인과의 매칭을 준비중이다.

이외에도 서울시공사는 교육사업, 국내·외 산지, 가격정보 등도 서울시 통상진흥원, 코트라와 협력을 통해 제공할 예정이다. 이처럼 서울시공사는 도매시장 기반 농수산식품 수출 사업의 서포터일뿐 이다. 따라서 이 사업의 지속여부는 구청사가 재개발 되는 시점까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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