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대 세제’ 일본 수출 20년, 국내 시장으로…

◀미아물산에서 생산, 선적을 기다리고 있는 수출용 고체세제.

미아물산은 국내에서 아직 생소한 아이템인 식기세척기용 고체세제를 전문적으로 제조하는 회사다. 20년 가까이 일본 시장에만 집중했기 때문에 국내시장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이다. 최근 미아물산에서는 일본 시장을 넘어 한국 시장을 조금씩 공략하려 하고 있다.

 

식기 세척, ‘액체에서 파우더, 파우더에서 고체로’

식기세척기의 주무대는 외식 레스토랑이다. 10년 전만 해도 고가였던 식기세척기는 최근 골목 식당들까지 진출할 만큼 많이 보급됐다. 보급된 식기세척기만큼 세제 소비도 증가했다. 대형 프랜차이즈들은 물론 동네 라면집에서도 사용할 정도다. 설거지를 맡는 사람의 인건비보다 식기세척기를 사용하는 것이 저렴해진 까닭이다.


◀ 김찬 미아물산주식회사 대표.

식기세척기에 주로 사용되는 세제는 액체 형태다. 하지만 액체 세제는 실제 업장에서 무겁고 들기도 불편하며 운반도 어렵다. 한마디로 효율성이 떨어진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2세대 제품이 파우더형 세제다. 파우더형 세제는 액체보다 가볍고 효율적이지만 가루날림이 있어 이를 들이마셨을 때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고 대체할 수 있는, 3세대 상품으로 볼 수 있는 고체세제가 외국계 업체를 중심으로 국내에도 조금씩 보급되고 있는 중이다. 고체세제는 세척력도 우수하다. 액체세제 20kg를 사용해야 한다고 하면 고체세제는 4kg로 충분하다. 덩달아 부피도 20%정도로 작아진다. 보관이나 운반의 효율성은 물론 물 사용 등 환경 측면에서도 우수하다.

국내에서는 아직 식기세척기용 고체세제를 사용하는 곳이 10% 안쪽으로 많지 않지만 일본 시장의 경우 50% 이상의 보급률을 자랑하고 있다.

독자적 라인 구축, 독보적 기술력

현재 국내에는 고체세제를 제조하는 곳들이 2~3곳 정도 있다. 미아물산은 이 중 국내 최초로 식기세척기용 고체세제를 개발, 1994년부터 본격적으로 일본에 고체세제를 수출하기 시작했다. 이 수출은 현재까지도 진행되고 있다.

미아물산에서 생산하는 고체세제는 기술 강국인 일본에서도 생산이 불가능한 상품이다. 세계적으로도 고체세제를 제조할 수 있는 곳은 미국과 유럽 등 극히 일부다. 김찬 대표는 “1990년대 초 일본 기업에서 ‘고체 세제를 만들어 납품해 줄 수 있겠느냐’는 제의를 받고 개발을 시작했다”며 “일본에서 알려준 대략적인 레시피만 갖고 시행착오를 거치며 세제를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김 대표의 말이다.

“직접 한상용 상무와 함께 상품 개발부터 라인 구축까지 전부 우리 기술로 진행했습니다. 세계 어디를 가도 이런 생산 라인은 볼 수 없을 것입니다.”

한 상무는 “제조방법을 알려줘도 배합 순서나 온도 등이 매뉴얼대로 만들어 되는 것이 아니라 날씨와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수시로 조절해야 하기 때문에 생산하기 어려운 제품”이라고 덧붙였다.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 나오는 고체세제의 경우 잘못 만들면 부풀어 올라 용기가 찢어지는 현상이 생긴다. 잘못된 제조방법으로 만들면 사용 중에도 골치 아픈 일이 생긴다. 업장에서 사용할 때도 마지막까지 고르게 녹지 못하고 중간에 세제가 통에서 떨어져 노즐을 막는 경우도 생긴다. 현재 미아물산에서 생산하는 제품들은 이런 문제점이 없는, 세제 제조 기술의 집약체다.












▲ 일본 수출용 고체세제를 들고 있는 한상용 미아물산 상무. 이곳에서 생산된 고체세제는 일본과 국내 시장에서 소비된다.


일본 소비자에게 인정받고 한국시장으로 역진출

미아물산의 고체세제는 일본 외식시장에서 20년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초기 수출 물량은 10톤 정도로 적었지만 꾸준히 확대되어 판매됐다. 한참 많이 팔리던 때에는 연간 3200톤까지 판매하는 기록을 세웠다. 김찬 대표의 자긍심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외식 레스토랑에 세제가 들어갈 때에는 식기세척기용 세제 하나만이 아니라 매장 전체에서 사용하는 바닥재, 린스, 왁스 등 청소를 위한 제품이 세트로 들어가게 됩니다. 일본 파트너사의 다른 물건에 미아물산 세제가 소위 말하는 ‘얼굴마담’이 되어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도 했습니다.”

◀ 국내 시장용으로 생산한 고체세제 ‘맥스 엠(MacS-M)’과 세트를 이루는 고농축 린스 제품인 ‘맥스 큐(Macs-Q).’

  제품군도 다양하다. 세제를 만들 때 들어가는 인산염이나 수산화나트륨(가성소다) 등을 완전히 사용하지 않은 친환경 인증 제품부터 세척 농도에 따른 제품들까지 고루 갖춰져 있다. 꾸준한 수출 실적으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중소기업청의 우수기업 인증도 획득했다.

국내에서도 미아물산 제품을 사용하는 곳이 있다. 미아물산에서 생산한 고체세제와 고농축 린스는 2015년 1월부터 BNS플러스를 통해 삼성에버랜드의 에버랜드, 캐리비안베이의 식음업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사용자 평가도 좋다. 성능은 물론 세척 후 잔여물 등이 남지 않고 깔끔해 사용이 편리하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고 한다.


 

세제 제조부터 하드웨어까지, 일체형 개발 중

최근 미아물산은 식기세척기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고체세제는 식기세척기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세제 제조에 이어 세제 공급 장치도 함께 개발‧ 생산 중인 것이다. 이렇게 생산된 세제 공급장치와 세제는 동시에 일본에 수출되고 있다. 또한 이 노하우를 살려 국내 빨래방에 들어가는 세탁기 세제 공급장치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현재 식기세척기에 고체세제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컨트롤러를 달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이런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식기세척기에 바로 장착해 일체형으로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별도의 설치 없이 고체세제를 투입해 사용할 수 있게 해 보급률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김 대표는 “20년간 세제를 만들어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 소비자들에게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우직하게, 한 우물만 파왔다는 미아물산. 이제 국내 세제 시장으로 눈을 돌려 시장을 바꾸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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