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맛, 매끄러운 감촉’을 더욱 풍성하게…

살균막걸리는 생막걸리처럼 효모의 톡톡 쏘는 맛은 없지만 보관이 간편하며 유통기한도 길다. 이런 보존성만이 살균막걸리의 이점은 아니다. 뽀얗고 밀도 있는, 매끄럽게 넘어가는 감촉은 살균막걸리만이 가질 수 있는 큰 장점이다.


부드럽고 포용력 있는 술의 장점 살리기
살균막걸리는 탄산감이 적은 대신 묵직하고 부드럽다. 뽀얗고 밀도 있으며 밀 키(milky)한 식감을 자랑한다. 마치 유제품 같은 느낌도 든다. 박찬일 셰프는 살 균막걸리의 장점을 부드러움이라고 꼽았다.

“살균막걸리는 탄산으로 맛을 누르는 대신 부드러움으로 어필하는 술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풍부한 맛을 더 숨기지 않고 직접적으로 보여주죠.”

부드러움이 또 다른 개성이라는 의견이다. 이 개성은 안주와의 조합에서도 빛 난다. 박 셰프는 “막걸리들은 쌀을 원료로 해 밥 대신 먹을 수 있는 곡물 맛이 특 징이기 때문에 한국인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술”이라며 “맵고 스파이시한 맛을 부드럽게 감싸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런 부드러운 맛 덕분에 밑반찬 같은 가벼운 요리부터 만두와 매운 맛의 김 치, 기름진 맛의 전, 순대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요리에 두루두루 잘 어울린다 는 설명이다.

그는 또 다르게 막걸리를 즐기는 방법으로 칵테일을 예로 들었다. 전통주를 활 용한 다양한 칵테일이 있지만 살균막걸리에 튀는 느낌들을 더한다면 훌륭한 식 전주로도 낼 수 있다는 제안이다.

막걸리는 식전주 외에도 조합에 따라 여러 가지 칵테일로 선보일 수 있는 가능 성도 있다고 향후 외식시장의 흐름을 주목하라고 권했다.

다양한 식감을 함께 즐기려면 맛의 조화가 중요

포용력 넓은 살균막걸리를 위해 박 셰프는 두 가지 레시피를 제안했다. 두 레 시피를 선정할 때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식감이다. 부드러운 살균막걸리의 식감에 악센트를 줘 훨씬 풍요로운 맛을 부여하는 것이다.

우선, 두부 한 모를 통으로 사용한 두부 스테이크. 두부는 익혀서 만든 표면 식 감과 중심부의 부드러운 식감이 대조를 이루는 게 중요하다. 박 셰프의 말이다. “두부 만드는 콩과 막걸리를 만드는 쌀은 형제지간입니다. 향과 밀도의 유사함 이 있고, 먹으면 배가 부른 느낌도 같아요. 서로 성질이 비슷한 재료를 사용해 맛 의 조화를 만들어내는 겁니다.”

두 번째 레시피는 한치볶음. 섬세한 한치 식감을 최대한 살리는 게 포인트다. 오징어볶음을 만들 때처럼 양념을 버무린 후 볶는 것이 아니라 볶은 후 양념을 끼얹는다는 느낌으로 조리했다. 양념으로는 친숙한 맛인 고춧가루를 사용했다. 고춧가루를 사용하는 대신 곱게 갈아 색상은 물론 정갈함까지 잡아야 한다.

✽ 주류 시장에서 술과 음식을 맞추는 페어링은 계속해서 시도되고 있다. 하지만 전통주 시장에서 술과 음식의 ‘운명적인 만남’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더바이어는 박찬일 셰프와 함께 새로운 한식 레 시피로 2014 대한민국우리술품평회 수상작들과의 마리아주(mariage)를 제안한다.



박찬일 셰프는 >>>

서울 합정동에서 우리 전통주부터 와인까지 폭넓게 취급하는 ‘무국적 선술집’ 인 <로칸타 몽로(夢路)>의 오너셰프다.

<백년식당>, <뜨거운 한입>, <보통날의 파스타>, <추억의 절반은 맛이다>등 20여권의 저서를 냈고, 주요 일간지와 네이버 등에 각종 음식 칼럼을 연재하며 맛 칼럼니스트로도 인기가 높은 셰프다. 이탈리아 ICIF(Italian Culinary In- stitute for Foreigners)요리학교와 로마 소믈리에 코스를 이수했고 시칠리아에 서 요리사로 일했다.

그가 한국에 돌아왔을 때는 수입 식재료가 최고인 줄 알던 시절, 그는 수입 식 재료 대신 한국 고유의 식재료를 써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자신의 요리에 우리 식 재료의 원산지를 밝히는 명명법을 써 강남 일대의 셰프들에게 하나의 유행을 만 들기도 했다. 라꼼마, 트라토니아 논나, 뚜또베네 등의 레스토랑을 성공적으로 론칭한 뒤 지금은 주점 몽로를 운영하고 있다.



2014 대한민국우리술품평회 살균막걸리 부문 수상제품

2014년 대한민국우리술품평회 살균막걸리 부문에는 허브부터 호박, 복분 자 등 국산 농산물을 적극 활용한 제품들의 선전이 돋보였다.

대상을 수상한 운봉주조는 1979년부터 2대째 대를 이어 운영하고 있는 전 통 있는 양조장이다. 2011년에도 대한민국우리술품평회에서 생막걸리 부문 대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으며 2014년 지리산 허브 쌀막걸리로 다시 한 번 상 품성을 입증해냈다. 지속적인 신기술 개발로 지리산 자락의 물과 농산물로 다양한 막걸리를 만들어내고 있는 새로운 감각의 양조장이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낙천은 전국 유일, 강원도 동해에서만 나는 천연 지장 수를 적극 활용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술은 물 맛’이라며 지장수의 약성 이 뛰어난 점을 살려내 여러 종류의 생막걸리와 살균막걸리 등을 빚어내고 있다.

우수상을 수상한 국순당 고창명주는 복분자주를 제조하는 전문 업체다. 엄 선된 국산 복분자를 이용해 만든 살균막걸리인 ‘자연담은 복분자’를 비롯해 과실주 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명작복분자’, 오디를 이용한 ‘오디랑’등 우수한 품질의 전통주를 생산하고 있다. 지속적인 품질개발과 제품 생산으로 꾸준히 제품력을 인정받고 있다.

장려상을 수상한 우리술은 가장 다양한 막걸리와 약주 제품을 생산하는 양 조장이다. 20여종의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배와 사과, 유자과즙 등을 첨 가한 막걸리를 생산해 트렌드에 맞는 제품을 발빠르게 내놓기도 하는 양조장 이다. 특히 우리술에서 생산되는 ‘미쓰리 그린’은 2013년 살균막걸리부문 대상을 수상하는 등 저력 있는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대상_ 지리산 허브 쌀막걸리

제조사: 지리산그린(영)운봉주조(전북 남원시 운봉읍 서천리 622)

도수‧용량: 6도, 750㎖

지리산 허브 쌀막걸리는 청정 지리산 물과 로즈마리와 라벤더를 적극 활용한 막걸리다. 이런 허브에 국내산 쌀 100%를 사용, 발효시켜 만들었다. 로즈마리는 향이 진한 반면 맛은 진하지 않기 때문에 막걸리와의 조화가 이채롭다. 이런 로즈마리와 라벤더, 쌀을 사용해 허브의 은은한 향과 부드러움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운봉주조에서는 이밖에도 지리산 쌀 동동주, 정담 쌀막걸리 등과 함께 토종 허브로 불리는 야관문을 이용한 야관문 막걸리 등을 함께 생산하고 있다.










최우수상_ 지장수 호박 막걸리

제조사: (주)낙천 (강원 동해시 공단2로 73)

도수‧용량: 6도, 550㎖

지장수 호박 막걸리는 황토 지장수와 호박을 사용했다. 특히 지장수는 황토를 풀어 만든 것이 아닌 지하 황토 암반층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된 지장수로 술을 빚는다. 이 지장수는 미네랄 등의 영양이 풍부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는 ‘약수’다.

지장수 호박 막걸리는 천연 지장수에 국내산 쌀과 호박을 첨가해 발효해 영양은 물론 노란 빛깔로 한층 입맛 도는 색상을 만들어낸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술잔을 함께 하는 단지형 모양의 패키지를 채택, 세련된 막걸리로 소비자에게 어필했다.












우수상_ 자연담은 복분자 막걸리

제조사: 국순당 고창명주(주) (전북 고창군 심원면 선운대로 2197)

도수‧용량: 6도, 360㎖

전북 복분자 클러스터지역에서 해풍을 맞고 자란 1등급 복분자 20%와 고창산 쌀 80%를 사용해 만들어진다. 여기에 술이 완성될 때까지 열을 가하지 않고 가루로 만든 생쌀을 이용해 만드는 국순당의 특허기술인 생쌀 발효법을 사용해 맛을 극대화했다. 생쌀 발효법을 사용해 빚어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한 것도 장점이다.

프리미엄 막걸리로 복분자와 쌀의 조화롭고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으며 살균막걸리다운 부드러운 맛이 포인트다.












장려상_ 주시락 복분자

제조사: (주)우리술 (경기 가평군 하면 대보간선로 29)

도수‧용량: 6도, 750㎖

국내산 쌀 90%와 천연 복분자 과즙 10%를 넣어 빚어낸 복분자 막걸리다. 복분자 특유의 향과 달콤한 맛을 동시에 음미할 수 있으며 톡 쏘는 맛이 포인트다. 보통의 살균막걸리들은 탄산감이 없는 부드러운 느낌의 살균막걸리지만 탄산을 주입해 생막걸리 같은 톡톡 쏘는 청량감을 더했다. 이밖에도 우리술에서는 주시락 시리즈로 복분자막걸리를 비롯해 사과막걸리, 배막걸리 등의 라인업을 갖추고 있으며 이외에도 다양한 캔막걸리와 대통주, 약주 등도 함께 생산 중이다.


두부 스테이크


박찬일 셰프가 생막걸리와 함께 제안하는 일품은 생두부와 두부조림의 식감을 모두 느낄 수 있는 ‘두부 스테이크’다. 두부 스테이크는 기름을 두르고 약한 불에 천천히, 오랫동안 지져내 기 존 두부조림의 표면에서 느끼는 바삭함보다는 고기 같은 쫀득함을 강조했다. 또 자르지 않은 모 두부를 사용해 속은 두부 특유의 부드러움을 함께 잡아냈다. 막걸리와 ‘단짝’인 두부를 새롭게 재 해석한 일품요리다.

1.두부는 썰지 않고 식용유를 두른 팬에 약한 불로 오랫동안 익혀낸다.
2. 겉은 질깃하고 속은 따뜻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되도록 한다.
3. 간장, 마늘, 고춧가루, 맛술, 물엿 약간을 넣어 양념장을 만든다.
4. 익혀낸 두부에 양념장을 끼얹어 낸다.



한치볶음




살균막걸리와의 두 번째 마리아주는 한치를 아주 살짝 볶아낸 한치볶음이다. 한치볶음은 오징 어와 달리 섬세한 한치의 맛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오랫동안 진한 양념에 볶지 않는 것이 포인트 다. 매콤하면서도 아삭한 식감을 가진 한치와 부드러운 살균막걸리의 대비를 노렸다.

1. 한치는 링 모양으로 썰어 준비한다.
2. 식용유를 두르고 썰은 한치를 볶아낸다.
3. 고춧가루, 간장 마늘, 양파를 사용해 양념장을 만든다.
4. 색과 맛을 위해 고춧가루는 곱게 갈며 양념장은 오징어볶음 대비 1/2만 사용한다.
5. 양념장에는 기름의 풍미를 내기 위해 향이 강한 들기름이나 참기름 반 큰술을 넣어 향을 낸다.
6. 익힌 한치에 가볍게 양념장을 붓고 버무리듯 짧게 볶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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