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가까운 가마솥에서 복닥복닥 무르익는 조청

하늘과 가까운 왕비천에서 가마솥에 조청을 달여 주는 사람이 있다. 이원복 왕비천하늘 대표가 어머니 같은 조청을 영양 떡에 찍어 먹을 수 있도록 정성 들여 생산하고 있다. 경북 울진의 산 속 작은 집에 엄마가 해준 조청과 가래떡이 살아있었다.


“조청은 엄마다”

왕비천은 왕피천이라는 왕피리 마을 옆 계곡 이름을 부드럽게 바꿔놓은 브랜드명이다. 왕피리는 ‘전쟁이 나도 모를 정도의 산 속 깊은 오지로 왕이 피신한 곳’ 이라는 데서 유래한 지명이다.

왕비천하늘 조청은 2008년부터 현대백화점의 명인명촌 코너에서 판매되고 있 다. 이원복 대표는 울진의 청정 산속에서 어릴 적 먹었던 조청을 생산하기 시작 했다. 수수 한 가마니를 엿질금 한 바가지로 녹이는 조청은 어머니 대를 거쳐 내 려오는 지혜로운 영양 간식이었다. 어머니는 주걱으로 딱 한 번 조청을 떠보면 언제 수수를 풀 때인지 아실 정도였다. 가마솥에서 달인 수수조청을 고향 강원도 산골 눈에 얼려 아이스크림처럼 먹었다. 조청은 영양제이자 건강보충제다.

“조청은 감기에도 좋고 특히 기관지에 좋습니다. 도라지 조청
은 염증에 좋고, 수수 조청은 기침에 좋고, 무쇠솥 밥으로 만든 쌀조청은 뼈에 좋습니다.”

이원복 대표에게 조청은 어머니이면서 자식이다.

“조청은 가마솥의 큰 화력으로 자근자근 뽁닥뽁닥 노래하듯이 달여야 합니다. 화력이 너무 세면 화를 냅니다.”

직화로 4시간, 숯불로 3시간, 재로 2시간 동안 달인다. 장작은 송진이 묻지 않은 참나무를 사용한다. 송진이 묻어 있으면 장작불에 그을음이 생기고 음식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토속적인 재료로 자기 몸의 맛을 내라

조청은 도시의 중장년층에게 인기가 좋다. “진짜 옛날 맛”이라는 반응으로 입 소문을 통해서 잘 팔린다. 이 대표는 맛이 좋은지 안 좋은지도 중요하지만 ‘진짜 맛을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초점을 명확히 했다. “토속재료를 가지고 자기 몸의 맛을 내야지 다른 세계의 맛을 내면 안 된다”는 것이다. 최근 인위적인 맛이 시장에 넘쳐나 자연의 맛을 밀어내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 대 표는 자신의 친환경적 삶과 장인 정신을 <경북 울진 왕비천하늘 조청 이야기>로 표현하기도 했다.

“저는 친환경이 고향인 울진 농가에서 수수쌀로 태어나 왕비천하늘 조청 댁으로 팔려갔습니다. 아주머니는 아상(我想)이 센 놈은 본인이나 남에게도 이로움을 줄 수 없다고 방아에 넣어 아작을 내셨습니다. 그리고는 나를 뜨거운 찜 솥에 넣어 쪄서 엿질금이라는 중매쟁이를 통해 푹 삶아진 도라지와 함께 하룻밤 동침을 시켰습니다. 몸도 마음도 하룻밤 새 녹아 버려 진액으로 변했고, 다시 가마솥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렇게 장작불에서 10시간 이상 달여지고 또 달여져 존재감을 찾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존재감이 없어진 내가 됐지만 새로운 이름이 생겼습니다. 모두가 나를 수수 도라지조청이라 부르게 된 것입니다 이름을 지어준 아주머니는 내가 만인의 품속에서 건강하고 행복한 몸이 되어지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해 주셨습니다.” <이야기 농업(안병권 지음) 중에서>

조청에 걸맞는 영양 잡곡떡 개발 조청은 보통 가래떡에 찍어 먹는다. 이원복 대표는 조청을 찍어 먹기 좋은 가래떡 개발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최근에는 수수 가래떡과 수수 찰떡도 출시했다. 이를 위해서 농업기술실용화재단으로부터 ‘굳지 않는 찹쌀떡의 제조방법’과 ‘항산화 고활성 수수’의 기술이전을 받았다. 왕비천 하늘은 2014년 농업기술실용화 지원사업의 연구개발(R&D) 업체로 선정된 바 있다. 수수 찰떡과 수수 가래떡은 현대백화점 명인명촌에 입점되어 판매되고 있다. 이원복 왕비천 하늘 대표는 “두 상품 모두 냉동보관해 상온에서 자연 해동한 후 먹으면 맛이 좋다”고 설명했다. 동안메수수 찰떡은 물엿을 넣지 않고 조청과 유기농 설탕을 넣은 떡이다. 속이 편해 식사대용으로 든든하게 영양을 챙길 수 있다고 한다.

최근 새롭게 개발 중인 가래떡에는 고시히까리와 같은 고급 품종의 유기농 쌀을 사용한다. 쌀은 가공 일주일 전에 도정해 신선함을 유지한다. 이원복 대표는 원료 그대로의 맛이 건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어려워도 기존 방식이 아닌 좋 은 원료를 사용한 자신만의 방식을 찾아가고 있다



수수 조청

●형태 : 600g병 또는 소용량 튜브
●주성분/원산지 : 항산화 고활성 수수 ‘동안메’를    이용한 조청
●보관방법 :  상온보관, 유통기한 12개월



이원복 동안메 수수가래떡

●형태 : 100g, 4개 들이 낱개 포장
●주성분/원산지 : 동안메(메수수) 50%(국내산), 현미 30%(국내산), 백미 19.7%(국내산), 천일염 0.3%(국내산)
●보관방법 :  냉동보관, 유통기한 6개월



왕비천하늘 동안메수수 차알떡

●형태 : 100g, 낱개 포장
● 주성분/원산지 : 수수 25%(국내산), 찰현미 25% (국내산), 동안메10%(국내산), 앙금39.7%(붉은팥  75%, 국내산), 유기농설탕, 조청, 천일염
●보관방법 :  냉동보관, 유통기한 6개월
저작권자 © 더바이어(The Buye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