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빵 같은 2015 

찐빵은 빵 중에서는 가장 싼 빵입니다.

찐빵은 얼마나 똑똑한지, 솥뚜껑을 조금이라도 늦게 열거나 빨리 열면 맛을 달리 냅니다. 따뜻할 때와 추울 때를 가려내고 불의 세기에도 예민합니다. 싸구려 찐빵이…

찐빵은 가난했던 시절의 음식입니다. 경제가 어려울 때 잘 팔리는 ‘추억의 음식’으로 불립니다. 경제가 어려우면 ‘옛 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 그 어디쯤에 찐빵이 자리 잡고 있나 봅니다. 어떤 이들은, 찐빵이 잘 팔린다는 것은 경제가 어려움을 암시한다고도 합니다. 어려울 때 찾는 정(情), 찐빵입니다.

찐빵 속에는 팥이 아니라 훈훈한 정이 들어 있습니다. 호호호 불면서 한 입 베어 물 때 마주한 사람과 눈이 마주치면 반쪽 뚝 떼어줄 수 있어야 찐빵입니다. 맛을 파는 이들은 다른 어떤 상품을 파는 이들보다 행복해야 합니다. 맛 속에 건강에 대한 기원과 훈훈한 정이 담겨 있으니까요. 2015, 을미년, 새로 돋아나는 경제 방식이 찐빵을 닮아가기를 바랍니다. 식품유통경제부터 시작되기를 기원합니다.

 

-The Bu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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