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 수상작 탐색 ⑧기타주류

 

농림축산식품부-aT-한국전통주진흥협회 공동기획

 

2013년 우리술 품평회 기타주류 부문 수상작 4개 중 2개는 술을 만들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업체들이다. 새롭게 전통주 산업에 진입한 이들은 혁신적 제조방법을 도입했고 이를 인정받았다. 나머지 2개 역시 전통주 산업에 오래 있었어도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방식을 연구한 이들에게 돌아갔다. 기타주류는 ‘기타’라는 단어 때문에 무시할 게 아니라 미래를 내다보는 기회를 찾을 수 있는 카테고리인 셈이다.

 

* 기타주류 부문 시상내역

대상

허니비와인

아이비 영농조합법인

경기 양평군 강하면 왕창리 48-3

최우수상

백운복분자주

농업회사법인 백운주가

전남 광양시 옥룡면 죽천리 715-1

우수상

이담

주식회사 배혜정도가

경기 화성시 정남면 문학리 674-23

장려상

매아랑

하동매실 영농조합법인

경남 하동군 옥종면 궁항길 286-105

 

 

대상>> 아이비(영) 허니비와인

꿀맛과 술맛, 기능성까지 잡다

 

제조철학_ 10년 후에도 같은 맛

상품특징_ 벌꿀만으로 만들었다

맛 초점_ 뒤끝이 말끔한 달콤함

소비타깃_ 40대 이하 젊은 층

마케팅 방향_ 대형 유통 채널 입점

 

아이비 영농조합법인은 양봉농가들로 구성돼 있다. 양봉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 방법을 연구하던 중 탄생한 제품 중 하나가 허니비와인이다.

 

1년 동안 모은 꿀로 만든 와인

허니비와인은 꿀과 효모만을 활용해 만들었다. 표면적으로 보면 꿀에 효모를 넣어 발효시키고 숙성시키는 것이 제조과정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리 간단하지 않다. 시기별로 채취한 꿀을 아이비영농조합법인의 자체 비율로 배합해 발효시키기 때문에 꿀을 모으는 데 1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양경열 아이비영농조합법인 회장은 “벌이 꿀을 채취하는 꽃에 따라 맛과 기능성이 달라진다”며 “맛과 향은 아카시아꽃, 건강기능성은 밤꽃, 영양 측면은 야생화에서 채취된 꿀이 가장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벌통 안에서 각기 다른 꽃에서 채취한 꿀이 섞이면 본연의 장점이 훼손되기 때문에 시기별로 이를 관리하는 작업도 쉬운 일이 아니다.

꿀의 배합비율을 개발하는 과정도 고난의 여정이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최근 한 백화점이 의욕적으로 허니비와인의 상품화를 추진 중이다. 양경열 회장은 “제조 방법을 개발하는 동안 버린 꿀만 해도 몇 억원 어치는 될 것”이라면서도 “실패한 술을 버리는 게 아까워 방치하다 식초 제조방법까지 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양 회장이 개발한 허니식초는 내년에 출시될 계획이다.

 

항생제, 프로폴리스… 양봉 활용 상품 꾸준히 연구

◀ 양경열 아이비영농조합법인 회장.

허니비와인 상품화를 추진하면서 양 회장은 유통업체 제안을 전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양 회장과 함께 상품화를 추진하는 주류MD는 “다른 전통주 제조자와 달리 패키지 등에 대해 고집을 부리지 않아 함께 일하기 수월하다”고 평가했다.

양 회장은 “나는 상품을 판매하는 것보다 제품을 개발하는 게 더 적성에 맞는 것 같다”고 고백하며 “소비자 최접점에 있는 유통업체가 어떻게 하면 잘 팔릴지 가장 잘 알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본인의 적성에 맞다고 밝힌 것처럼 양 회장은 양봉을 통해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는 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벌침액을 활용한 항생제를 개발했고 항균을 위해 벌들이 벌집을 만들 때 송진을 활용한 성분을 추출해 프로폴리스라는 건강기능식품을 개발했다.

양 회장은 “양봉을 기반으로 다양한 카테고리의 제품을 개발해왔다”며 “새로운 카테고리 제품 개발에 도전할 때마다 힘든 과정을 거치지만 좋은 제품을 개발한 후에 느끼는 보람이 이를 보상해준다”고 말했다.

 

* 허니비와인은

시기별로 벌들이 다양한 꽃에서 채취한 꿀을 배합해 효모와 섞어 1주 간 발효시키고 두 차례에 걸쳐 숙성시킨다. 물에 희석하지 않고 알코올도수 8도를 만들기 위해 발효기간을 조절한다. 500㎖ 용량의 1병 가격은 3만5000원.

 

 

최우수상>> (농)백운주가 ‘백운 복분자주’

‘토종의 힘+균일한 맛’ 자신감

 

제조철학_ 모든 소비자에게 평등하게

상품특징_ 광양에서 생산한 쌀과 복분자로 제조

맛 초점_ 토종 복분자의 높은 당도

소비타깃_ 명절 선물 수요가 주력

마케팅 방향_ 수출 및 유통채널 입점

 

농업회사법인 백운주가는 11가지 제품 라인업을 가졌지만 복분자주의 매출이 전체의 25~30%에 달한다. 최창석 백운주가 대표는 기타주류 면허 보유자로 이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일정한 맛 유지에 총력

백운복분자주는 살균 약주에 복분자 원액을 섞어 만든다. 약주를 만드는 쌀은 물론 여기에 섞는 복분자 원액을 만드는 복분자도 모두 광양에서 생산한 것이다. 복분자는 개량종이 아닌 토종을 사용한다. 최창석 대표는 “개량종 복분자는 과실은 크지만 당도가 떨어진다”며 “외관이 아닌 맛은 토종을 따라올 수 없다”고 말한다.

살균 약주에 복분자를 섞는 제조 방식도 특이하다. 항상 일정한 맛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때문에 백운주가의 제품은 모두 살균과정을 거친 것이다. 최 대표는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에게 일정한 맛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모든 소비자를 평등하게 대하지 않으면 소비자는 떠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소비자들이 구매한 제품의 품질이 일정치 않으면 낮은 품질의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는 차별을 당했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정한 품질을 확보하기 위한 백운주가의 노력은 우수한 기술력이라는 결실로 돌아왔다. 일정한 온도관리에 실수가 생겨 표준적 술 맛에서 벗어나도 처방을 통해 오류를 수정할 수 있는 경지에 오른 것이다.

 

작은 시장 경쟁 치열… 실효성 있는 지원 필요

백운주가는 표준화된 상품성을 기반으로 우수한 영업역량을 보유한 편이다. 백운복분자주는 이미 롯데슈퍼에 입점돼 있으며 중국, 싱가포르, 미국, 몽골 등에 수출도 추진되고 있다. 프랜차이즈 외식업체에 납품도 진행 중이다.

◀ 최창석 백운주가 대표.

하지만 최 대표는 “작은 산업 내에서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프랜차이즈 거래선은 영업비밀에 해당한다”며 “소매도 대형 유통채널에 입점돼 있지만 지역 내 소비를 제외하면 매출의 대부분은 명절 선물 수요”라고 밝혔다. 현 상황에서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다는 말이다.

산업 자체의 성장성을 높이기 위해 실효성 있는 정부 지원책이 요구됐다. 최 대표는 우리술 품평회에 대해 “수상 후 한시적이라도 매출의 반짝 상승을 기대했지만 효과가 없었다”며 “우리술 품평회 수상 사실이 소비자들에게 광범위하게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사후관리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전통주 산업을 부흥시키기 위해서는 단발성 금전지원이 아니라 매스미디어를 통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아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대형유통매장 내 전통주 판매 면적에 대한 규정을 신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백운복분자주는

광양지역에서 생산된 쌀과 토종 복분자를 이용해 만든다. 복분자를 압착해 원액을 만든 후 이를 쌀로 만든 살균 약주에 섞는다. 원래 15도였던 알코올도수를 최근 저도주 선호 트렌드에 대응해 13도로 낮췄다. 슈퍼마켓에서 360㎖ 1병에 3800원에 판매된다.

 

 

우수상>> 주식회사 배혜정도가 ‘이담’

유행 타지 않는 술, 해외시장 겨냥

 

제조철학_ 제대로 만들어 제값을 받는다

상품특징_ 쌀과 배의 향이 나는 증류식 소주

맛 초점_ 고도주 답지 않은 부드러운 목넘김

소비타깃_ 고도주를 선호하는 중국 및 한국 소비자

마케팅 방향_ 기술이전 통한 수요확대

 

배혜정도가에서 야심차게 만든 고급술 ‘이담’은 알코올도수가 무려 55도이다. 증류식 소주임에도 원재료인 쌀과 배의 향이 남아있고 장기숙성의 결과로 나온 부드러운 목넘김이 특징이다.

 

덤핑을 할 수 없는 술

이담은 배와 쌀을 혼합해 만든 고급 소주다. 기타주류로 분류된 이유는 과실 함량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쌀보다 더 비싼 배의 함량이 66.7%로 700㎖용량 1병의 가격에 10만원이라는 가격에 수긍이 간다. 이 술을 개발한 심형석 배혜정도가 생산지도팀 과장은 “덤핑을 할 수 없다는 것은 제대로 만들었다는 뜻”이라고 말한다.

배를 활용한 술의 모티브는 유럽이다. 심형석 과장은 “이미 유럽에는 배를 활용한 위스키나 브랜디가 많다”며 “원물 수출까지 추진될 정도로 우수한 품질을 자랑하는 한국산 배로 고급술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담 제조에 사용되는 배는 배혜정도가가 위치한 경기 화성에서 생산한 것을 우선 조달한다.

유럽에서 배를 활용해 만드는 술이 모티브지만 경쟁상대는 중국의 연태 고량주이다. 전통적으로 고도주를 선호해 자국 고도주 산업이 발달한 중국 시장에서 정면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포부다. 중국의 경제성장에 따라 고도주 수요가 줄지 않겠냐는 우려에 대해 심 과장은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건강 이슈 등으로 저도주로 수요가 옮겨가는 트렌드는 분명히 존재한다”면서도 “이담은 유행을 타는 술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만큼 품질에 자신이 있다는 말이다.

 

경쟁업체와 기술 공유, 시장 키우기 전략

◀ 심형석 배혜정도가 생산지도팀 과장.

이담의 주요 매출처는 수출과 면세점이다. 수출은 미국, 일본, 중국, 싱가포르, 호주 등 거래국가가 다양하다. 면세점 역시 제주, 인천, 김포, 김해 등에 입점돼 있다. 인천 아시안 게임과 같은 특수 시즌에는 면세점에서 특별 매대도 구성할 정도로 매출 유발능력이 뛰어나다.

반면 국내 판매는 배혜정도가 본사로 들어오는 개인주문을 통한 판매가 대부분이다. 심 과장은 “대형유통채널을 활용하기에는 가격이 너무 높아 적절하지 않다”며 “향후 제조기술을 전통주 면허 보유 업체에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반주류 면허를 보유한 배혜정도가는 자체 유통망을 활용해 이담을 판매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배혜정도가는 기술을 경쟁업체에 제공해 시장 수요 자체를 키우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심 과장은 “아깝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며 “이를 통해 전통주 수요가 늘어나면 배혜정도가의 실적에도 도움이 될 일”이라고 말한다. 최근 미국의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을 키우겠다며 자사의 특허기술을 전부 공개한 것과 비슷한 발상이다.

 

* 이담은

쌀과 배를 1:2의 비율로 담가 10일 간 발효, 이를 상압 동 증류기로 증류해 3개월 이상 장기간 숙성한다. 배와 쌀의 향이 거북할 수 있는 고도주의 목넘김을 부드럽게 한다. 알코올 도수는 55도이며 700㎖ 용량 1병 가격은 10만원이다.

 

 

장려상>> 하동매실(영) ‘매아랑’

순수 매실 와인으로 사대주의를 깨겠다

 

제조철학_ 즐기는 술

상품특징_ 토종 황매실로 만든 매실주

맛 초점_ 상큼한 매실향

소비타깃_ 전 연령층 여성

마케팅 방향_ 매스미디어·온라인 홍보

 

하동매실의 ‘매아랑’은 2010년 하반기에 출시돼 3년만에 장려상을 수상했다. 양일석 하동매실 대표는 “매아랑으로 수입와인만 선호하는 술의 사대주의를 혁파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토종 황매실로 즐기는 술 만든다

매아랑은 스파클링 타입의 아이스와인이다. 하지만 탄산을 첨가하지 않았다. 매실 원액을 발효·숙성시키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성되는 탄산이다. 양일석 대표는 “맛과 건강기능 측면에서 매실만한 양조용 과실은 없다”며 “심지어 매실 자체의 방부 성분으로 산화방지제를 첨가하지 않고도 영구 보관이 가능하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황매실은 무를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양 대표는 “토종 황매실은 제때 수확하기만 하면 물러지지 않는다”며 “평년 기준으로 6월 25일~7월 25일에 수확한 황매실을 활용해 매아랑을 제조한다”고 밝혔다. 하동매실은 조합 내 생산물량 뿐 아니라 농협에서 수매를 통해서도 매실 가공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매아랑을 만들기 위해 먼저 매실원액을 만든다. 매실과 설탕을 6:4의 비율로 섞어 3개월 가량 숙성시켜 매실원액을 제조한다. 여기에 효모를 첨가해 저온에서 발효·숙성시켜 매아랑이 만들어진다. 양 대표는 “물에 희석하지 않고 제조한 순수 매실 와인은 매아랑이 세계 최초”라며 “계속해서 구미가 당기는 맛은 수입와인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술 사대주의 극복 키워드는 경제성

◀ 양일석 하동매실 영농조합법인 대표.

양 대표는 사업가이자 경남도의회 부의장까지 지낸 정치인이다. 정치에 몸을 담던 때에도 사업가 시절의 경험이 그를 경제통으로 분류시켰다. 은퇴 후 술을 만들면서 여생을 보낼 계획인 양 대표의 목표는 “최적 재화 생산이라는 경제성으로 와인에 대한 사대주의를 깨는 것”이다.

확실한 상품성을 가진 제품을 적절한 가격에 시장에 내놓으면 소비자들도 반응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는 것이다. 양 대표는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1만원 내외 가격의 수입와인을 국내에 들여오기 위한 가격을 제외하면 현지 판매가격은 얼마일 것 같은가”라며 “자신이 지불한 돈보다 낮은 가치를 구매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 소비자들의 인식도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때문에 연구개발(R&D) 단계부터 경제성에 역점을 뒀다. 양 대표는 “수입 효모를 사용하면 손쉽게 술 맛을 낼 수 있지만 가격이 너무 비쌌다”며 “국산 효모를 활용해 좋은 맛을 낼 수 있는 제조 방법 개발에 역점을 두고 R&D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술에 주정을 섞어 알코올도수를 높인 다음 물에 희석해 생산량을 대폭 늘리는 것처럼 소비자를 속이지 않는 선에서 효율성을 추구했다”고 말한다.

 

* 매아랑은

경남 하동지역에서 6월25일~7월25일에 수확되는 황매실을 설탕과 6:4의 비율로 섞어 만든 매실원액에 효모를 첨가해 발효·숙성시킨 스파클링 타입의 아이스와인이다. 발효과정에서 생성된 탄산으로 매실의 달콤함에 청량감을 더했다. 1병의 용량은 750㎖로 2만4000원에 판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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