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레탄 노하우 집대성, 식품 물류사업 진출”

성일피엔시는 우레탄폼 단열공사 전문기업이다. 이민우 성일피엔시 대표는 국내 우레탄업계가 변화의 기로에 있다고 말한다. 오존층 파괴에 대한 우려로 그동안 업계에서 통상적으로 사용해오던 냉매가 규제 대상이 됐고 저가 경쟁도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우레탄의 비전을 높게 평가한다. 우레탄은 단열 및 방수 기능을 최대 강점으로 갖는 만큼 사용범위가 광대하다는 게 이유다.

◀ 이민우 성일피엔시 대표.

우레탄은 단열성이 우수할 뿐 아니라 시공비가 저렴하고 간단해 냉동창고는 물론 단열재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한국내화건축자재협회에 따르면 우레탄폼은 연간 5000억원 규모의 전체 단열재 시장에서 80%를 차지할 정도다. 식품분야의 경우 우레탄폼의 사용으로 물류, 보관 등의 효율이 높아지면서 콜드체인시스템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대규모 물류 창고에는 꼭 필요한 소재로 인식되고 있다.

 

가격 보다 단열 수치로 경쟁해야

◀ 성일피엔시는 수도권과 강원도, 충청도를 연결하는 경기도 여주에 있다.

우레탄이 대중화되고 있지만 저가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는 점은 풀어야할 숙제다. 우레탄의 우수한 단열 및 방수 성능으로 소비자 불만은 크게 제기되지 않고 있지만 워낙 많은 업체들이 난립하다 보니 저가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가격을 낮게 책정하다보면 품질 역시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이민우 대표의 설명이다.

“업계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는 우레탄 시공업체들이 저가격대를 내세운 영업을 멈춰야 하지만 소비자들이 공사 발주의 우선순위로 가격을 생각하고 있다는 점 또한 개선해야 합니다. 이미 우레탄은 대중화됐고 그 바탕에는 품질에 대한 신뢰가 쌓여있습니다. 그걸 무너뜨리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이 대표가 이렇게 강조하는데는 몇 가지 경험들이 밑바탕이 됐다. 1985년 성일피엔시의 우레탄은 미군부대 승인자재에 선정됐는데 당시 미군은 가격 보다 단열 수치 계산을 통해 공사를 발주했다. 이후 성일피엔시는 화학공단 등 플랜트 산업에 진출했고 한국가스공사, 지역난방공사 등에는 국내 최초로 우레탄을 전파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성일피엔시가 영역을 넓혀나가게 된 원동력은 가격보다 품질에 대한 신뢰”라며 “30년 전 우레탄은 고사하고 스티로폼을 사용할지 말지를 고민하던 한국시장도 이제는 우레탄의 대중화를 이룬 만큼 저가격대를 내세운 경쟁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섬세한 장비와 베테랑 인력으로 고품질 유지

◀ 우레탄 스프레이식 시공 중인 돈사의 지붕.

그럼 고품질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 대표는 기계장비가 얼마나 섬세하냐가 품질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성일피엔시는 현재 정확한 온도와 압력으로 세계적인 인지도를 자랑하는 미국 거스머(GUSMER)의 발포기를 사용하고 있다. 관리·유지비용이 높지만 고품질을 위한 선택이다. 또 시공 인력 역시 10년 이상의 베테랑들만 고용하고 있다.

“한국은 조그마한 건물들이 많아 우레탄 시공 시 대규모 자동화장비 도입이 어렵습니다. 결국 인력을 통해 작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베테랑들이 필요합니다. 특히 에너지 절감과 신선도에 대한 니즈 등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시장의 특성을 감안하면 우레탄의 사용영역은 더 늘어날 것입니다. 이에 고가의 장비든 베테랑 인력 동원이든 우레탄의 고품질을 위한 노력은 필수입니다.”

발포제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현재 우레탄 발포 시 사용되는 발포제인 ‘141B’는 오존층 파괴에 대한 우려로 규제대상이 됐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아직 대체상품을 개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대표는 “향후 물을 발포제로 사용하느냐와 그걸 위한 촉매제는 무엇으로 하느냐가 업계의 고민”이라며 “우레탄이 이미 우리 생활 속 깊은 곳에서까지 사용되고 있는 만큼 비전은 밝지만 친환경, 에너지 절감 트렌드를 반영해 어떤 방식으로 기능을 구현하느냐가 경쟁력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도 여주에 2만톤급 물류창고 건축

이 대표가 미래 경쟁력으로 택한 것은 식품 물류사업 진출이다. 수도권과 강원도, 충청도 등을 연결하는 경기도 여주에 저장 규모 2만톤급의 냉동창고를 건설,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설 예정이다. 이를 위해 약 6611㎡(2000평)의 부지도 마련했다. 특히 농수축산물 및 가공식품의 저장창고로 활용해 식품산업 진출의 초석을 다진다는 방침이다. 우레탄 시공 전문기업으로서 갖고 있는 노하우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대표는 “경기도 여주는 교통의 요지로 물류의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동안 냉동·냉장 저온창고, 돈사, 계사, 버섯재배사, 미곡처리장 등 농수축산물 및 식품 물류시설의 우레탄 시공을 취급해온 만큼 새로 건설 예정인 저장창고는 그런 노하우들의 집합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성일피엔시는 그동안 무주안성농협, 선장농협 등 각 지역 농협과 하림, 크라운베이커리, 해태산업, 에버랜드 등 식품 관련 기업들의 냉동‧냉장 창고 및 미곡처리장의 우레탄 시공을 해왔다. 이 대표는 “최신 발포기 도입과 베테랑 인력 운영 등을 통한 고품질 시공으로 농수축산물 및 식품 관련 시장에서 나름의 입지를 다져왔다”며 “직접 식품 물류 사업에 도전해 에너지 절약과 친환경을 통한 소비자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찾고 성일피엔시 만의 새로운 영역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민우 대표는>>

한국산업경제신문과 한국물가협회에서 근무하다가 우레탄의 비전을 보고 1983년 시장에 뛰어들었다. 우레탄 영업만 10년째인 1993년에는 당시 성일우레탄(현 성일피엔시)을 인수, 본격적인 우레탄 시공기업의 대표이사로서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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