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aT-한국전통주진흥협회 공동기획 2013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 수상작 탐색 ⑥일반증류주

한국 증류주 역사는 60년에 가까운 공백기를 갖고 있다. 우리 술을 탄압했던 일제 강점기 35년과 해방 후 가난했던 시절의 규제로 쌀로 술을 만들 수 없었던 20여년이 그것이다. 2013년 우리술품평회 일반증류주 부문 수상업체들이 찾은 해법은 세대교체다. 후계자 물색·육성 단계, 경영권 이양 완료, 성공한 전통주 제조업체에서 근무하다 독립한 업체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어떤 형태로든 세대교체가 시작된 업체들의 공통점은 경영의 강화다. 선대의 장인정신에 젊은 기업가 정신이 결합한 성과에 기대가 집중되고 있다.

 

* 증류식소주 부문 시상내역

대상

타미앙스

추성고을

전남 담양군 용면 추성리 662-5

최우수상

진심홍삼주19%

농업회사법인 태평주가

전북 진안군 진안읍 거북바위로3길 15-35

우수상

금휘

용두산조은술

충북 제천시 송학면 송학주천리 647

장려상

38도 진도홍주

대대로 영농조합법인

전남 진도군 군내면 명량대첩로 288-23

 

 

대상>> 추성고을 ‘타미앙스’

청와대 만찬상에 올랐던 대나무 숙성 위스키

 

제조철학_ 양심을 판다

상품특징_ 두 번 증류해 대나무통에서 숙성

맛초점_ 잡내 없는 은은한 약재향

소비타깃_ 젊은 층 공략

마케팅방향_ 대형유통채널·지역 기반 판매 투트랙

 

추성고을의 ‘타미앙스’는 2013년 우리술품평회 출품 첫 해 대상의 영애를 차지했다. 2002년 출시돼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만찬주로 납품됐을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양대수 추성고을 대표가 한국식품명인협회 회장으로 재직하던 2012년까지 출품하지 않아 지난해가 첫 출품이었다.

 

2번 증류로 잡내를 잡았다

타미앙스의 최대 강점은 대나무향과 어우러진 약재향이 깔끔하다는 것이다. 두 향 이외의 잡내는 느껴지지 않는다. 대나무통에서 숙성하기 전 2번을 증류했기 때문이다. 양대수 대표는 “한번 증류한 증류주는 곡물의 향이 약하게나마 남기 마련”이라며 “2번 증류를 통해 향의 순도를 높였다”고 밝혔다.

추성고을은 대나무통 숙성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무턱대고 대나무에 구멍을 뚫어 술을 주입시키면 숙성되는 동안 대나무통 내부 표면의 죽황이 일어나 술이 탁해진다. 양 대표는 “대나무 마디를 뚫으면 죽황에 상처를 주지 않고 술을 주입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숙성시킬 때 11가지 한약재를 포함시킨다. 1년 이상 숙성시키면서 약재향이 술에 잘 스며들도록 한다. 양 대표는 “술에 향이 잘 배어있기 때문에 술을 목으로 넘기고 난 후에도 입 안에 여운이 남는다”며 “향을 즐기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경영은 아들에게, 유통 구조 개선 주력

◀양대수 추성고을 대표.




추성고을은 세대교체를 준비 중이다. 양 대표의 아들이 올해로 6년 째 추성고을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역사가 짧은 한국 전통 증류주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 젊은 사람들을 시장에 끌어들여야 하기 때문에 눈높이를 맞추자는 차원이다. 양 대표는 “경영에 있어 아들과 의견충돌이 발생할 때도 있다”면서도 “젊은 사람의 시각에서 나온 제안이기 때문에 대부분 아들의 의견을 수용하는 편이다”고 밝혔다.

경영을 아들에게 이양한 후 양 대표는 전통주 유통구조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양 대표는 “왜곡된 유통구조가 중소규모 전통주 제조자들의 성장을 가로막는 큰 이유”라며 “이를 개선해 시장에 진입하려는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양 대표는 전통주 유통을 수행하는 협동조합 설립까지 구상하고 있다. 그가 회장을 맡고 있는 한국전통민속주협회 설립이 그 시작이다. 현재 58개 전통주 제조자들이 참여하고 있는 한국전통민속주협회는 지난 7월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사단법인 인가를 받았다. 양 대표는 “전통주 관련 협회의 회장직을 맡았기 때문에 국내 품평회 출품은 자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타미앙스는

국내산 멥쌀과 찹쌀로 고두밥을 지은 다음 당화액, 야생초재 등을 포함해 4주 정도 발효시킨다. 이후 2번을 증류시킨 후 추성고을이 보유하고 있는 대나무 숙성기술을 통해 1년 이상 숙성시키면 잡내 없는 약재향과 죽향을 낸다. 백화점에서 타미앙스 500㎖짜리 1병은 5만원에 판매된다.

 

최우수상>> 농업회사법인 태평주가 ‘진심홍삼주19%’

정직한 경영자의 진심이 담긴 술

 

제조철학_ 진심을 담아 술을 만든다

상품특징_ 인삼침출+홍삼농축액

맛초점_ 인삼향과 부드러운 목넘김

소비타깃_ 국내 및 해외 소비자

마케팅방향_ 전북지역 시작으로 외식업체 공략

 

2013년 우리술 품평회 최우수상은 태평주가의 ‘진심홍삼주19%’에 돌아갔다. 진심홍삼주19%는 태평주가가 국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출시한 제품이다. 이영춘 태평주가 대표는 전주이강주의 경영부서에서 근무한 경험을 살려 회사를 창업, 주류 대기업으로 성장을 꿈꾸고 있다.

 

수작업으로 정성 듬뿍

진심홍삼주19%는 쌀 증류주에 인삼을 넣어 침출시킨 후 홍삼농축액을 넣어 만든다. 태평주가는 인삼을 매입하면 모두 수작업으로 세척한 후 침출시킨다. 침출시키기 위한 인삼 한 뿌리에도 정성을 들이는 것이다.

인삼을 침출하는 이유는 향을 만들기 위해서다. 이영춘 태평주가 대표는 “홍삼에는 향이 없다”며 “소비자들에게 삼이 포함됐다는 것을 인식시키기 위해 인삼을 침출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홍삼이 함유됐다는 것을 소비자들에게 인지시키는 것이 목적이라면 착향도 가능하지만 이영춘 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인삼향이 난다면 인삼성분이 들어있어야 한다”며 “‘진심’이라는 브랜드에 걸맞는 실천을 해야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홍삼농축액 역시 최고 품질을 사용한다. 국내 1호 홍삼 명인인 송화수 삼신인삼 대표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이 대표는 “정직하게 장사하는 것이 느려 보일 수 있지만 가장 멀리 가는 방법”이라고 확신했다.

 

경영자 마인드로 마케팅, 최종목표는 기업공개

◀이영춘 태평주가 대표.

 




이 대표는 술을 만드는 장인이라기보다 경영자에 가깝다. 전주이강주 경영부서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2009년 태평주가를 창업했다. 이 대표는 “사업을 처음 시작할 당시에는 세계적 불황기로 어려움이 많았다”면서도 “지금은 왜 더 일찍 창업하지 않았나 후회가 된다”고 말했다.

불황이던 제품 출시 초기에 이 대표는 관광지, 면세점 등 특수매출에 집중해 회사를 키웠다. 면세점에서 진심홍삼인삼주를 접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입소문이 나면서 수출도 성장하고 있다. 이 대표는 “전체 수출물량의 50%가 중국”이며 “이외 호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도 수출한다”고 밝혔다.

현재 태평주가는 한 단계 도약을 준비 중이다. 알코올도수 53도짜리 인삼주와 오미자술로 제품 구성을 확장키로 했다. 이에 맞춰 설비투자도 보강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지난 추석 명절 대목에 지역 수요를 맞추기도 힘들 정도로 브랜드 인지도가 성장했다”며 “대량 증류시설 등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의 목표는 기업인이다. 당위성을 내세우는 다른 전통주 제조자와는 달리 이 대표는 “기업공개를 하면 목표 달성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구체적 계획도 밝혔다. 정직한 기업인 이영춘 대표가 경영하는 태평주가의 도전이 현실적으로 보이는 이유다.

 

* 진심홍삼주19%는

쌀을 발효시켜 증류한 술로 인삼을 침출시키고 홍삼농축액을 섞어 3~6개월 숙성시킨다. 옅은 담황색을 띄고 인삼향과 부드러운 목넘김이 일품. 현재 전북지역 외식업체와 롯데슈퍼, 메가마트에 납품하고 있다. 375㎖짜리 1병의 가격은 4000원이다.

 

우수상>> 용두산조은술 ‘금휘’

직접 생산한 원재료로 만든 건강한 술

 

제조철학_ 참다운 술

상품특징_ 직접 생산한 약재와 금을 넣어 활력 보충

맛초점_ 은은한 솔향과 순한 맛

소비타깃_ 40대 후반 중산층 가장

마케팅방향_ 제품력을 기반한 입소문마케팅

 

용두산조은술은 3년 연속 우리술 품평회 일반증류주 부문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2011년과 2012년에는 ‘소나무와 학’으로, 2013년에는 ‘금휘’로 상을 받았다. ‘건강에 좋은 참다운 술을 만든다’는 조국환 용두산조은술 회장의 철학을 아들인 조재구 사장이 이어가고 있다.

 

금가루 먹인 계란이 모티브

금휘는 말 그대로 ‘금을 넣은 술’이다. 금은 동의보감에서 ‘건강순양의 보물’이라고 할 정도로 건강기능성이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국환 회장은 “계란을 생산하는 양계장에서 닭에게 금가루를 먹이는 것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며 “술을 마신 다음날 숙취가 없고 활력이 돋는다”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금휘의 숙성기간은 12~18개월이다. 장기간 숙성시키는 것이 순한 맛과 숙취가 없는 비결이다. 조 회장은 “장기간 숙성시킬수록 알코올의 독성이 분해된다”며 “아무리 금가루를 넣었더라도 알코올의 독성이 남아있으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가루만 넣었다고 건강에 좋은 술이 되는 것은 아니다. 금휘를 만들 때 증류과정에는 황기를, 숙성과정에는 다양한 약재를 포함시킨다. 용두산조은술에서 만드는 제품에 포함되는 약재는 모두 직접 생산한 것들이다.

 

경영권 이양 3년차, 사업 다각화

◀조국환 용두산조은술 회장과 아들 조재구 사장.

 




용두산조은술의 경영은 조 회장의 아들 조국환 사장이 맡고 있다. 그는 용두산조은술의 5대 경영자이다. 아버지를 이어 양조업에 뛰어든 지 16년이 됐지만 완전히 경영권을 물려받은 것은 3년 전이다.

조 사장은 사업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제품라인업도 다변화했고 찾아가는 양조장 사업을 통해 6차산업화도 추진 중이다. 용두산조은술은 막걸리를 비롯해 와인, 증류주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15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조만간 맥주 제조도 시작할 계획이다.

경영에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조 회장의 장인정신도 물려받았다. 처음에 막걸리로 시작했지만 전국 각지를 돌며 고도주에 대한 공부를 할 정도로 열정을 보이고 있다. 열정의 결과물이 소나무와 학과 금휘다. 조 회장은 “서울대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다가 가업을 잇기 위해 선뜻 내려와 준 아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한다.

조 회장은 이제 유실된 쌀술의 제조기술을 되찾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그는 “일제 강점기와 가난했던 시절의 규제로 쌀로 술을 만드는 전통제조법이 많이 사라졌다”며 “남은 여생은 이를 되찾는 데 바칠 것”이라고 밝혔다. 성공적으로 세대교체를 마친 용두산조은술의 도약이 기대된다.

 

* 금휘는

제천지역에서 나는 쌀과 용두산조은술이 직접 재배한 약재를 함께 14일 간 발효시킨다. 황기와 함께 증류하고 금을 녹인 물과 함께 12~18개월 숙성시키면 알코올도수 43도의 금휘가 된다. 농협하나로마트에 납품 중이며 소비자가격은 4만5000원.

 

장려상>> 대대로 영농조합법인 ‘38도 진도홍주’

화려함 속 정숙함, 두 얼굴을 가진 술

 

제조철학_ 전통주에 대한 자존심과 긍지

상품특징_ 다이어트·항암 효과

맛초점_ 깔끔한 목넘김과 장미향

소비타깃_ 건강을 생각하는 젊은 층

마케팅방향_ 군납통한 입소문 마케팅 추진

 

대대로 영농조합법인의 ‘38도 진도홍주’는 시인이 만드는 술이다. “소설가인 친구를 만나기 위해 진도를 방문했다 진도홍주의 매력에 빠져 눌러 앉은 지 올해로 20년입니다.” 김애란 대대로 영농조합법인 대표의 말이다.

 

화려한 외향, 깔끔한 맛에 건강기능성까지

38도 진도홍주의 빨간색과 장미향은 대놓고 화려하다. 진도에서 나는 다년생 식물인 지초를 원료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김애란 대표는 “화려한 외향과 달리 목넘김이 깔끔하고 숙취가 없다”며 “산삼에 버금가는 약효를 자랑하는 지초를 활용해 장기간 숙성한 결과다”고 설명했다.

지초는 내건성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내건성이란 건조한 환경에서 생존하는 능력으로 사람이 섭취하면 생리작용을 촉진하는 효과를 나타낸다. 김 대표는 “진도홍주가 내세우는 가장 큰 건강기능성은 다이어트와 항암”이라며 “이외 혈행개선에 따른 고혈압 완화, 남성 성기능 강화 등의 효과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진도홍주는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에 입점해 있다. 반응은 오히려 해외에서 뜨겁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현재 미국, 중국, 일본에 수출중이고 매출의 20~25%가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서양에서 동양적 가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서구권 국가의 바이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어 향후 수출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후계자 물색 중, 조건은 홍주에 대한 애정

◀김애란 대대로영농조합법인 대표.

 




국내외의 관심이 몰리면서 김 대표는 후계자 양성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그는 “조건은 홍주에 대한 애정”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홍주를 빛낼 역량을 가진 사람을 찾고 있다”고 말한다.

역량을 갖춘 사람이라고 해도 진도홍주의 후계자가 되기 위해서는 인내와 끈기가 필요하다. 김 대표는 “합류 후 최소 5년 정도는 제조와 영업을 밑바닥부터 몸으로 배워야 한다”며 “전통주를 만든다는 자존심과 긍지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못박았다.

김 대표 자신도 1994년 사업에 합류한 후 대표로 취임하기까지 7년이 걸렸다. 그는 “7년 동안 진도홍주와 술 시장을 배워가면서 흔들린 적이 없다면 거짓말”이라며 “확신이 선 후 전 재산을 정리해 진도홍주 사업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어 진도홍주의 세계화의 물꼬를 튼 김 대표가 내세울 후계자가 궁금해진다.

 

* 38도 진도홍주는

국내산 쌀을 활용해 발효하고 증류시키는 시간이 2개월이 걸린다. 이후 진도에서 재배하는 지초를 침출해 숙성하면 알코올도수 21~40도의 홍주가 만들어진다. 38도 진도홍주 375㎖짜리 1병의 가격은 2만원.

저작권자 © 더바이어(The Buye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