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_ 김종태 AVA엔젤클럽 회장

김종태 아바(AVA)엔젤클럽 회장은 농식품산업의 투자가치를 정보통신기술(ICT)산업보다 우위에 둔다. 한국경제의 활로도 여기에 있다고 과감하게 단언한다. 냉철한 투자자 입장에서 바라본 농식품의 비전과 가능성.

엔젤투자자란 사업 아이템을 가진 신규창업자에게 비즈니스 컨설팅과 투자자금을 제공하고 회사가 성장한 후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투자수익을 회수하는 투자자를 말한다. AVA엔젤클럽은 이같은 엔젤투자자들 20여명의 모임이다.

농업, 젊은 비즈니스 마인드를 결합하라

김종태 AVA엔젤클럽회장은 한국경제가 도약하기 위한 신성장동력을 농식품분야 융복합 분야에서 찾는다. 그러나 전제가 있다. 바로 농업의 성공적 세대교체다.

김종태 회장은 ICT산업보다 농식품 분야가 미래 성장산업으로 더 유망하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서는 농식품 산업에 젊은 피가 수혈돼 전통적 농업이 아니라 비즈니스적 접근이 우선돼야 한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에 현재의 농업인들은 나이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이들이 은퇴하고 젊은 사람들이 농촌에 유입되면 여러 기술을 접목하면서 농업이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ICT산업은 새로운 아이템이 나와도 비즈니스 수명을 장담할 수 없다”며 “농식품산업은 아직 발굴되지 않은 사업 아이템이 매우 많고 식품영역은 인간이 살아가면서 필수적으로 해결해야할 영역이기 때문에 새로운 가치창출에 대한 수요도 꾸준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박보다 안정적 업체 발굴

국내 농식품산업의 경우 ‘고위험 고수익(High Risk-High Return)’ 투자는 맞지 않는다. 김 회장은 “포트폴리오상 많은 투자수익을 기대하지는 않지만 리스크가 없는 대신 꾸준한 수익을 내는 농식품업체를 발굴하고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식품 산업에서 우수한 업체를 발굴하면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지만 소위 말하는 ‘대박’을 기대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고수익을 노리는 투자 위험을 헤지(Hedge, 예상되는 위험을 미리 회피하는 금융기법들의 총칭)하는 것이 지금의 농식품산업의 위치”라고 평가했다.

종자-종돈-농수산업 부산물, 수출 가능성 ↑

그럼에도 향후 신생업체 대박 조건은 ‘수출’이다. 투자금과 투자수익을 회수하기 위해 폭발적 매출이 필요하지만 내수시장만 공략해서는 답이 없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내수시장만을 목표로 삼는 사업은 상대적으로 투자매력이 떨어진다”며 “인구 통계적 측면에서도 저출산으로 인한 절대적 인구도 감소하고 고령화로 소비주도계층도 줄어드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좁은 영토를 극복한 매출확대를 위해서는 생산기술 접목이 필요하다. 특히 농식품 산업에서 수출 가능성은 종자나 종돈, 농수산업 부산물에서 찾을 수 있다. 김 회장은 “종자나 종돈의 생산은 기술력이 경쟁에서 승패여부를 좌우한다”며 “제품 생산 분야에서 폭발적 수익을 낼 수 있는 산업으로 주목하며 신생업체 발굴에 애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물 분야의 대표적 사례로 키조개를 이용한 흑진주 생산을 꼽았다. 전남 장흥 득량만에서 양식하는 키조개의 살에 진주핵을 삽입해 흑진주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김 회장은 “흑진주 뿐 아니라 진주가 성장하며 키조개 껍질 주변에 형성되는 진주성분 역시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수산업 부산물”이라며 “아직 품질에 대한 부족함은 있지만 기술적 보완을 거치면 많은 수요를 일으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엔젤투자자의 투자결정 요소3

기발한 사업 아이템이 사업자금을 투자받기 위해 수익성, 성장성, 지속성에 대한 구체적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김 회장은 “사업 아이템만으로 투자하는 엔젤은 없다”고 단언했다. 투자란 수익을 기대하는 행위인데 ‘엔젤’이라는 단어에 신규 창업자들이 착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음은 투자결정 요소 3가지.

√ 수익성_ 가장 중요한 투자근거다. 투자자가 투자수익을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나타내는 척도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신규창업자에 대한 투자활성화가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수익실현의 길이 막혀있기 때문이다”며 “창업자는 투자자에게 매출이 나올 것이고, 그 시장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다는 것을 납득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 지속성_ 제품이나 서비스의 수요가 장기적이라는 동의를 투자자에게 받아내야 한다. 김 회장은 “소모품의 성격으로 수요자가 꾸준히 구매할 것이라거나 한계효용(재화를 한 단위 더 소유할 때 추가적으로 느끼는 만족)체감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 설득 요소”라고 설명한다.

√ 성장성_ 시장 자체가 커질 것이라는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투자자에게 시장에 트렌드를 형성하고 그 트렌드가 계속해서 확산된다는 것을 설득해야 한다. 하지만 이것을 가늠하는 것은 투자자의 역량이라는 것이 김 회장의 설명이다.

신생기업이 창업해서 증권시장에 상장될 때까지 10년 이상이 걸린다. 따라서 투자도 10년 이상을 내다보고 진행하게 된다. 향후 한국 경제의 새로운 활력을 농식품 산업에서 찾는다는 엔젤클럽의 관점은 흥미롭다. 농업계와 중소 식품업계에서 활용방안을 찾을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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