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임청우 초록영농조합법인 대표

임청우 초록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전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식품기업의 미래를 만들게 된 데에는 과감한 도전과 끈질긴 근성이 필요했다”며 “중소기업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도전”이라고 말했다.

올해로 농업계에 발담근지 20여년이 되는 임 대표는 한때 유명 외국어학원을 직접 운영해온 베테랑 경영자다. 그는 “아버지가 40여 년 전부터 둥굴레를 재배해왔기에 생산보다는 가공·유통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고 둥굴레차, 뽕잎차, 누에 선식 등 신제품 개발 및 해외시장 개척에 대한 경쟁력을 차곡차곡 쌓아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임 대표의 도전 4.

도전 1> 홍콩․중국 차(茶)시장 공략

초록영농조합법인은 올해 글로벌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둥굴레차, 뽕잎차 등 주력 제품 중심으로 지난 2월 홍콩의 유통업체와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한 것. 초록영농조합법인은 해외시장의 판매촉진 활동을 강화하고 3월부터 홍콩, 중국 등 신시장 개척과 진출을 점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임 대표는 “차 시장은 중국이 우리나라보다 더 선진국이기 때문에 중국에서 경쟁력을 인정받는다면 성공적인 ‘글로벌화’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에 없는 차로 승부가 가능하다는 게 우리나 홍콩 쪽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초록영농조합법인은 이미 국내외 전시회의 적극적인 참여로 홍보를 강화하고 있고 미국, 일본, 방글라데시, 호주 등에 소규모 물량을 중심으로 수출이 이뤄지고 있었던 만큼 글로벌 경쟁력은 충분히 검증됐다는 판단이다.

도전 2> 생산농가를 제조기업으로 탈바꿈

임 대표는 귀농과 동시에 둥굴레 생산 농가를 ‘둥굴레차 제조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당시 식품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었지만 서울에서 대형 외국어학원을 설립·경영해온 노하우를 살렸고 아버지로부터 이어받은 약 66만1157m²(20만평)의 둥굴레 농장의 안정적인 생산은 그의 부족한 경험을 메꿔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처음 식품기업을 이끌게 됐을 때에는 아무 것도 몰랐어요. 그저 둥굴레 원물이 있으니 쪄보고, 말려보고 하면서 파는 것이 전부였죠. 하지만 재구매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면서 자금 회전이 느렸고 5~6년 만에 수확되는 둥굴레의 특성상 가격 경쟁력도 떨어졌습니다. 둥굴레의 가공상품화를 결심한 건 그걸 깨닫게 되면서부터입니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었던 것일까? 둥굴레차 생산에 앞서 개발한 ‘둥굴레 칡냉면’은 실패로 돌아갔다. 둥굴레와 마 등의 원료를 칡냉면과 함께 가공 상품화한 이 제품은 일반 제품 대비 2배 이상 비싼 가격으로 한계에 부딪쳤다. 이후 둥굴레를 활용한 티백 개발에 집중, 둥굴레차 시대를 열었다.

도전 3> 둥글레차 다음은 뽕잎차… 생산 제품 20개 완성

둥굴레차의 성공으로 매출이 늘었다. 그리고 수익은 모두 생산 시설 및 신제품 개발에 대한 투자의 몫이 됐다. 임 대표는 티백 가공공장을 직접 꾸리면서 뽕잎차 생산에 뛰어들었다. 때마침 2008년에는 영농후계자에 선정됐고 경기도 양평군청의 지원도 함께 이뤄지면서 부족한 자금을 수월하게 조달할 수 있었다. 이후 약 9917m²(3000평)의 뽕잎 밭을 운영하면서 현재는 뽕잎차, 뽕잎환 등 총 20개의 상품을 직접 생산·판매하는 기업이 됐다.

임 대표는 “뽕잎차, 둥굴레차의 티백은 모두 기계로 자동 생산되고 뽕잎 밭의 경우 올해 약 6611m²(2000평)를 더 늘릴 계획”이라며 “문제는 농촌의 고령화로 노동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인데 단일 품목 생산보다는 제품 다양화로 위험요소에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도전 4> 체험장에 동화구연 접목

상품 개발과 더불어 그가 요즘 주목하는 것은 ‘체험장’ 운영이다. 자금력이 영세한 중소기업이다 보니 대기업의 홍보관과 같은 역할을 하도록 한 셈이다. 하지만 초록영농조합법인의 체험관은 특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유는 동화구연가이자 임 대표의 아내인 신영숙 초록영농조합법인 본부장이 둥굴레 및 뽕잎의 효능·역사 등을 동화구연으로 설명, 체험객들의 이해를 돕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체험장의 이름도 ‘둥굴레 아저씨와 동화아줌마 농장’이다. 이곳은 주로 아이들과 노인들이 견학 장소로 이용하면서 뽕잎 쿠키 만들기 등 체험행사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임 대표는 “돈을 벌면 ‘어떻게 써야 되겠다’를 고민하며 살고 있다. 농장이 넓다보니 남는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까를 고민하다가 체험 장소를 만들었다”며 “양평은 도시와 인접해 있고 친환경 도시이기 때문에 농업 견학을 오는 업체 및 학생 등 유동인구가 많다는 점과 시너지가 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향토기업들은 ‘나는 좋은데 소비자는 좋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며 “견학을 위해 찾아오는 방문객들과의 소통이 중요한 경쟁력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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