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어 역할, 섬세하고 전문화됐다"


더바이어 창간호에서 만났던 바이어, 200호에서 만나다 

8년 전 더바이어의 창간호 때 박성중 신세계푸드 과일팀 팀장을 다시 만났다. 당시 이마트 농산물 바이어로, 유능한 바이어로 추천받아 처음 인터뷰를 했었다. 200호를 맞아 다시 찾았다. 그 사이 변화한 유통환경과 창간한 이후 성장한 더바이어 신문에 대한 소감 등 묻고 싶은 것도 많고 다른 인터뷰와 달리 기대도 컸다. 그러나 박성중 바이어가 오랜만에 건넨 첫 마디는 예상을 뒤엎었다.

 

200주년이 아니라 200호인가요?

◀ 박성중 신세계푸드 과일팀 팀장.

“아직도 200호 인가요?” 당황스러운 첫 인사였다. “더바이어가 더 오래된 줄 알았는데. 아직도 200호 밖에 안됐군요.” 격주간지 더바이어의 8년차 200호라는 의미가 긴 시간을 내포하기에는 아직도 가야할 길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성중 팀장은 1990년 신세계 백화점에 입사한 뒤 2000년부터 이마트에서 근무했다. 2008년부터 매장에서 근무 후 2011년 말 다시 신세계푸드로 와서 국내외 식재료 소싱을 두루 섭렵하고 있다.

박 팀장은 “바이어를 위한 전문지가 없었는데 더바이어가 창간되면서 그러한 요구를 잘 소화해내서 반가웠다”며 “처음에는 농산물 위주로 다루다가 식품까지 영역이 확대되면서 매호 관심 있게 읽으며 정보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품 담당자뿐만 아니라 개별 품목 매입담당자들이 조직 내에서 챙겨 보는 매체라고 덧붙였다.

 

 

창간 이후 유통 환경과 바이어 역할 변화 진단_ 


식품 영역의 구매는 더욱 전문성 요구
박 팀장은 현재 국내외 과일의 소싱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소싱을 통해 국내외를 넘나들며 수급조절을 하고 있다.

“신선식품 분야는 다른 구매영역보다 더욱 전문적입니다. 신선식품이라는 것이 산지 작황에 다라서 가격이 변동되고 시세 변동에 따라서 수요와 공급 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박 팀장은 “수시로 변동하는 생물을 다루기 위해서는 다양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만 안정적인 공급과 판매가 가능하다”며 “선도가 맞물려 돌아가 보관하기 힘들기 때문에 뚜렷한 정답을 예측할 수가 없어 상황에 맞춰 응대해야한다”고 말한다. 바로 이러한 상황대처능력이 식품 영역 바이어들의 전문성을 더욱 요구하는 부분이다.

 

산지 선별능력 향상
박 팀장이 더바이어 창간 당시로 돌아가 지금의 유통 식품환경변화와 비교할 때 그 차이는 뚜렷하다. 예전에 생산자는 품질적인 측면에서 영농기술을 발달시켜 좋은 품질의 상품을 만드는 데만 주력한 적이 있다. 선별을 어떻게 해야 하는 지도 몰라 힘겨워했던 시절도 있다. 그러나 2006년 이후 APC들이 많이 들어섰다. 시․군구별로 이제는 너무 많아져 가동률이 낮은 점이 지적될 정도다. 선별 장소도 늘어 품질 면에서 균질도가 많이 향상됐다. 해외소싱을 하면서 해외 것과 비교해 봐도 국내 상품이 손색이 없을 정도로 성장했다.

크기와 무게 등의 이유로 가장 선별하기 어려웠던 수박까지 선별할 수 있을 정도로 산지 APC가 생겨나고 산지조직화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세분화된 품질관리… 유통채널별 맞춤 공급
박성중 팀장은 현재 신세계푸드에서 관계사 식재료뿐만 아니라 소매유통, 도매시장 등의 기어간거래(B2B), 소비자거래(B2C)를 망라한 다양한 유통 채널을 통해 고객별 맞춤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국내는 사계절이 있기 때문에 품질의 균질성에 도입∙성수∙쇠퇴기가 있다. 품질과 맛이 변동된다. 이런 점에서 공급기간도 길고 균질성 유지가 뛰어나고 가격 품질 등락폭이 좁은 수입과일에 비해 경쟁력이 약하다. 팀 바이어 17명이 품질관리를 위해서 부산항에서 선별작업장 음성센터에 이르기까지 품질관리 작업을 한다.

 

바이어가 아닌 머천다이저로, 물류․저장 기술 필수
박 팀장은 “앞으로 바이어는 머천다이저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농산물을 다루는 바이어는 농업인이 농사짓기 위해 영농기술을 알아야 하듯이 상품화하기 위해서 ‘선별’기능과 ‘물류’를 공부해야한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 농업 환경에서는 신선도 유지를 위해서 필수적으로 ‘저장’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장 기술의 발달로 시즌과일도 판매할 수 있는 경로가 늘어나고 있다. 채소도 저장기술이 발달해 배추 같은 경우도 한 달 정도 저장기간이 늘었다. 속성재배를 통해서 저장기간을 늘릴 수도 있다.

 

예측할 수 있는 정보가 절실
박 팀장은 “앞을 예측할 수 있는 정보를 많이 다뤄주기를 바란다.”고 더바이어에 당부했다. 기후 변화에 따라서 구매환경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양구에도 수박이 있다는 것을 의아해할 정도 였다. 하지만 요즘 양구 수박은 아주 좋은 수박으로 평가받고 있다.

열대과일 중에 국내에 재배 가능한 품목들도 생겨나고 있다. 브라질 열대우림에만 있는 줄 알았던 패션 후르츠가 국내 칠복, 대전, 강화, 담양에도 있다. 이런 과수들을 거꾸로 수출도 할 수 있다.

최근 그는 국내에서 재배 가능한 해외 과수들을 거꾸로 동남아 등 해외로 수출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식문화가 비슷한 열대과일들이 국내재배 가능하다면 가까운 동남아 등지로 수출여건이 가능할 것이라는 비전을 키워가고 있다. 수요공급에 따라 글로벌 시장이 요구하는 핵심적인 품목을 지역별로 육성해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략적으로 많은 시설보다는 집중할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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