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유통개선, 농협이 주도하겠다”

 

안성농식품물류센터, 8월부터 본격 가동 중



농협중앙회 농산물도매분사의 연간 농산물 취급액은 2012년 기준 공판장 실적을 제외하면 약 1조원 규모. 시장을 주도하기에는 약한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한 유통업체 거래액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데다 단체급식, 외식업체, 식자재업체 등도 확장 추세다.

“안성농식품물류센터가 2020년까지 2조원 규모의 농산물을 취급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머잖아 유통업체와 가격교섭력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을 보입니다. 산지 수집상의 가격 왜곡을 견제할 수 있는 건 물론이고요.”


◀ 조영조 농협중앙회 상무.



고객 맞춤형 상품 공급 자신

조 상무는 안성농식품물류센터의 등장으로 가장 큰 변화를 세 가지를 꼽는다.

 

√ 고객이 원하는 다양한 상품 맞춤공급 → 국산 농산물 소비량 증대 및 농가소득 제고

√ 도매물량 확대 및 처리시간 축소 → 도매단계 병목현상 해소

√ 정가(定價)거래 및 계약재배물량 확대 → 농산물 가격 급등락 완화

 

우선 상품화 시설을 활용해 고객요구에 맞춰 다양한 상품을 공급, 국산 농산물의 소비량은 물론 농가소득도 키울 수 있다.

“나홀로 가구,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고 있고 외식․급식 시장도 커지고 있습니다. 소포장과 신선편이(전처리) 상품 수요가 급증하는 건 물론이죠. 그간 농협도매사업은 상품화시설이 부족해 다양한 판매채널로 공급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안성농식품물류센터는 대규모 상품화설비가 구축돼 있습니다. 학교, 기업, 군부대 등 단체급식 업체로 공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농협중앙회의 학교급식 사업량은 올 7월 기준으로 57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40% 성장한 수준이다. 군급식 사업량도 35억원으로 지난해 12억원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도매 유통 간결화
가격 급등락 완화 기대

둘째, 도매물량 처리시간이 단축되면서 도매단계의 병목현상이 해소될 전망이다. 산지와 소비지는 갈수록 규모화되고 있지만 중도매인 등 도매유통조직은 취급물량이 적어 물류 효율이 떨어지고 있다. 또 산지출하량이 특정시간에 몰려 도매시장에 진입한 뒤에도 농산물이 일정시간 상온에 방치될 수밖에 없다.

조 상무는 “안성농식품물류센터는 2조원 수준의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시설과 장비를 확보하고 있다”며 “농산물이 거의 실시간 입고돼 입고 후에도 철저한 저온관리로 신선하고 상품성 높은 농산물을 소비지에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농산물 가격 급등락 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 도매시장 경매거래는 가격 급등락 시 중도매인은 더 높게 혹은 낮게 가격을 부르기 때문에 등락폭이 심화된다. 하지만 안성센터 운영으로 정가거래 사업량이 확대되면 도매시장 가격 결정에도 영향을 미쳐 가격진폭이 완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안성농식품물류센터의 가격결정은 품목에 따라 2~20일 전에 예정가격을 결정하고 매입가격이 공판장 경락가격보다 현저히 낮으면 가격을 조정하도록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산지APC와 협업 구축… 시너지 극대화


조 상무는 안성농식품물류센터의 등장이 지역 산지유통센터(APC)와 경합이 아닌 상생협력체제 구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역농협, APC 등 산지조직에서 농산물의 수집, 선별, 장기저장, 산지단위 상품화를 담당하면 안성농식품물류센터는 소비지 분산기능을 위주로 산지에서 소포장이 어려운 품목을 상품화하겠다는 취지다.

“안성농식품물류센터는 새로운 소비시장을 개척해 산지유통조직의 마케팅 부담을 덜어줄 겁니다. 전문화된 바이어들이 산지조직의 마케팅을 대행하게 되면 산지도 개별적 마케팅 한계를 벗어나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되는 거죠.”

 



대형유통업체 농산물 공급, 2020년 9500억원까지 확대


무엇보다 안성농식품물류센터의 주된 역할은 유통단계 축소에 따른 물류 효율성 제고. 산지로부터 직접 농산물을 조달해 최소한의 유통비용으로 중간 유통단계 없이 소비처에 공급하기 때문이다.

“생산자에게 더 주고 소비자는 덜 내게 하는 유통구조가 가능합니다. 안성농식품물류센터는 효율적인 도매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대형마트들과의 협업도 기대할 만합니다. 농협과의 거래물량을 확대하겠다며  긍정적인 답을 해왔습니다. 현재 대형유통업체 농산물 공급은 3300억원 수준이지만 2016년 6000억원, 2020년에는 9500억원까지 늘릴 계획입니다.”

농협중앙회는 안성에 이어 2016년까지 밀양, 횡성, 장성 제주에 권역별 도매물류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농산물유통구조를 물류센터 중심으로 단순화하겠다는 복안이다.

“2020년까지 도매물류센터가 3조원, 기존 농협 공판장 4조원 등 7조원 규모로 확대해 청과류 도매유통점유율을 50%까지 끌어올릴겁니다. 농업인과 소비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유통구조로 확신합니다.”    

 

조영조 상무는>>>

1956년생. 영광해룡고등학교를 거쳐 농협대학, 한국방송통신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82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한 뒤 고흥군지부장, 영광군지부장, 전남지역본부 경제사업부본부장, 자재부장, 광주지역본부장, 전남지역본부장을 역임했다. 농림부장관표창을 4회 받았으며 2007년 자랑스런 전남농협인상, 2010년 국무총리표창을 수상했다. 현재 농협중앙회 산지유통본부를 총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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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협안성농식품물류센터 입체분석

 

평택음성 고속도로 남안성IC를 지나 5분여를 달리면 왼쪽 언덕위로 거대한 항공모함을 연상케 하는 건물이 보인다.

8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 농협 안성농식품물류센터다. 안성농식품물류센터는 9만3226㎡(2만8201평) 부지 규모로 축구장 3개 면적에 달한다. 건물 연면적은 5만8138㎡(1만7587평) 규모로 지하1층, 지상 3층으로 구성됐다.
다음은 층별 주요 시설 현황.

 

 

 

1층 집배송장

전국의 농협과 대형마트에 판매되는 농산물이 모였다 흩어지는 일종의 화물터미널 역할을 한다. 취급하는 농산물은 하루 평균 500개 품목, 16만 건에 달한다.

전국 각지에서 생산된 농산물은 오후 6~11시 상품별 특성에 따라 열대성과일은 상온, 기타 과일․채소는 저온 입고장에서 따로 하역작업된다. 오후 8시~익일 2,3시 수량과 품질검사를 거쳐 전국 200여개 매장으로 분류 작업이 진행된다. 새벽 6시전까지 소비지 매장으로 순차적으로 배송이 이뤄진다.

일련의 작업은 거래처의 상품을 신속히 분배하는 자동분배시스템, 설비와 차량운송관리시스템, 창고관리시스템 등 믈류센터에 최적화된 전상정보시스템으로 진행된다.

 

2층 소포장센터/신선편이센터 

소포장센터는 1만3530㎡(약 4092평)로 작업물량은 농산물 70%, 친환경농산물 30%로 구성된다. 포장 과정에서 수작업을 최소화하고 위생적인 작업이 가능하도록 자동 1개, 반자동 7개, 수동 9개 등 총 17개 라인이 설치됐다. 수요에 따라 향후 28개 라인까지 증설될 예정이다.

주요 소포장 상품으로는 풋고추 10입, 깻잎 15~20입 등이며 상품특성에 따라 스트레치, 삼면, 펀텟 등으로 다양하게 포장된다. 하루 최대 생산량은 20만팩. 농협 매장뿐만 아니라 대형마트에도 공급된다.

신선편이(전처리)센터는 4290㎡(약 1297평)으로 국내 최대 규모다. 외식업체나 단체급식 용으로 감자, 당근, 무, 대파 등을 미리 세척․절단 공급하고 있다. 전해수와 오존수를 이용한 세척설비를 도입하고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인증을 추진, 식품안전성을 강화했다.

 


3
층 식품안전센터

주·야간 24시간 운영된다. 물류센터로 입고되는 농산물 잔류농약검사와 미생물검사에 주력하고 있으며 원산지표시, 농산물이력추적관리 등 연간 6000건의 안전성 검사를 진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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