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수출 재개… “한국-멕시코 육류 문화 닮았다”
로헤리오 페레스 멕시코산우육수출업협회 이사는 지난 4월 한국을 방문 “수출 5위국이었던 한국의 요구 기준에 맞추고 소비자 니즈를 파악해 본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 기준에 맞춰 생산방식 변경
지난해 외국산 쇠고기 수입 규제가 강화돼 멕시코산 육류수입이 주춤했었다. 로헤리오 페레스 이사는 “성장촉진제 등 특정 제품을 사용하지 말라는 한국 정부의 규제를 받아들여 새롭게 상품을 출시했다”며 “한국에서 승인한 성장촉진제라도 사용하지 않기로 멕시코 농가와 협의했다”고 밝혔다.
멕시코의 국내 수입량은 2011년 4382톤에서 2012년 1374톤이었다가 중단됐다.
멕시코 우육은 국내 수입업자를 통해서 정육점이나 식당으로 유통되고 있었다. 슈퍼마켓 체인에도 소량 판매됐다.
한국은 멕시코의 5위 수출국
로헤리오 이사는 “한국은 멕시칸 비프의 주요 시장이었다”며 “원활한 수출이 안 되어 한국 기업의 수요가 있어도 지속적인 대응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에 멕시코의 주요 수출기업인 ‘까르네스비바’, ‘산타세실리아’ 등은 한국 수입업체과 논의해 생산 방법을 변경한 것이다.
한국은 멕시코 쇠고기 수출국 중 5위를 차지하는 주요국가다. 1위 미국, 2위 러시아, 3위 일본, 4위 앙골라이며 우리나라는 약 15만톤을 수입하고 있다. 1위 수출국인 미국은 스테이크, 립아이, 갈비 등을 주대상으로 하고 있고 앙골라는 미군부대에서 립아이를 주로 사용한다.
멕시코 육류 마케팅 핵심 3가지
멕시코 쇠고기는 18개월 이하의 연령이 낮은 소를 도축해 고기가 연하고 질기지 않다.
미국시장에서 성공한 비결도 연령이 낮아 크기가 작고 육즙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작은 스테이크는 레스토랑에서 선호한다. 특히 두꺼운 갈비를 원하지 않는 한국 고객들에게 인기가 좋다.
다른 스테이크가 1인분에 450g이지만 실제 고객들이 먹는 양이 250~300g이라는 점을 감안해 연령이 낮은 소를 450g 한 장이 아닌 350g 두 장으로 맞춤형 판매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로헤리오 페레스 이사는 13년이 넘게 육류 마케팅을 해온 전문가. 수출입 협상 등 국제 업무에 정통하다. 멕시코 비프 마케팅은 다음 세 가지에 초점을 맞춰 진행된다.
√ 위생적인 측면의 차별점 부각_ 동물전염병 통계자료를 보유하고 있는 국제수역사무소(OIE)에 따르면, 멕시코는 50년간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았다. 로헤리오 이사는 “이는 위생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안전 생산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품질의 우수성 강조_ 멕시코 비프 생산 농가는 최상의 품질을 생산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음을 강조한다. 특히 배합영양사조제를 한 곡류를 사용하기 때문에 마블링을 좋아하는 한국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게 사육할 수 있다.
√ 시장별 다른 기준과 요구사항을 충족_ 각 국가별로 원하는 부위가 있다. 또 같은 국가에서도 유통채널별로 요구사항이 다른데 모두 맞추고 있다. 멕시코의 우육공장은 대규모는 아니지만 규모가 작아 빠른 고객 대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멕시코와 비슷한 한국의 육류 식문화
로헤리오 이사는 멕시코와 한국이 고기에 관한 식문화가 유사해 “한국에 와서 고기 먹을 때가 가장 맛있다”며 “한국에서 많이 팔리는 부위는 갈비와 내장이며 뼈만 하얗게 사골로 요청하는 것이 한국시장의 특색”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국내 바이어와 소비자들의 특징을 다음 5가지로 꼽았다.
첫째, 소비하고자 하는 제품의 특징을 잘 파악하고 있다. 생산방법 뿐만 아니라 규격에도 관심이 많다.
둘째, 육류의 풍미를 중요시한다. 특히 고기의 단맛을 좋아해 곡류로 사용한 고기가 적합하다. 멕시코산이 풀로 방목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소비자 입맛에 맞는 이유라는 것.
셋째, 마블링이 골고루 분포되어 있는 것을 선호한다. 이는 멕시코 소비자와 비슷하다. 너무 지방이 많거나 퍽퍽해도 좋아하지 않는다.
넷째, 한국인들은 내장을 먹고 뼈를 활용한다. 멕시코도 소혀, 곱창, 사골 등을 먹는 등 유사한 점이 많다. 멕시코에는 “한국 소비자들이 ‘뼈가 없으면 옆집 가서라도 빌려온다’”고 할 만큼 한국인들의 식습관이 잘 알려져 있다.
다섯째, 고기 먹는 문화도 닮아 있다. 단지 한국인들은 하얀뼈로 사골국물을 내 먹지만 중남미는 고기가 일부 붙어있는 뼈를 채소와 함께 탕처럼 우려 먹는 차이가 있다.
마블링이 적당한 것을 선호하는 것도 한국과 멕시코가 닮은 점이다. 반면 러시아는 지방량이 많을수록 저질이라고 생각한다. 주로 소시지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지방이 많을수록 고품질로 취급한다.